사진=홍영현 기자 hong@kookje.co.kr

- 해양DNA 지닌 인재들 배출
- 단기간 5대 강국 성장 기여
- 내년 개교 70주년 준비 만전
- 해외 동문 네트워크 강화도

지난달 16일 한국해양대 교수와 학생이 주축이 된 '2014 해양실크로드 글로벌 대장정' 탐험대가 한국해양대 실습선 한바다호를 타고 87일간의 대장정에 나섰다. 경북 경주에서 출발한 한바다호는 지난달 20일 중국 광저우에 도착해 사흘간 머물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하고 문화교류 활동 등을 펼쳤다. 한바다호는 베트남 다낭을 들른 데 이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도 뭄바이 등을 거쳐 이란 반다르압바스까지 14개국 15개 항을 방문하며 통일신라 시대 혜초 스님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이번 탐험은 우리나라 해운·항만 분야의 개척자 역할을 한 한국해양대가 혜초 스님이 1300년 전 갔던 바닷길을 따라가며 해양개척 정신을 되돌아보고 바다를 통해 꿈과 비전을 제시하자는 취지로 마련했다. 이번 탐험에서 한국해양대 박한일 총장도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학술대회에 참여해 탐험대와 함께 일정을 보내는 등 큰 애정을 보이고 있다.

"우리 민족에게는 해양인의 DNA가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삼국 시대와 통일신라 시대에 걸쳐 장보고와 혜초의 활약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6세에 불과했던 혜초가 목선을 타고 바다로 진출한 것은 당시의 바다를 향한 분위기를 잘 나타내 주는 일례일 것입니다. 바다에 대해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죠. 이 시대의 우리도 바다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민에게 바다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 총장은 우리 민족이 조선 시대의 해금, 공도 정책으로 바다와 멀어졌을 뿐 해양인의 피가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총장은 "문무대왕은 '바다를 지키고 싶으니 수장하라'고 유언했는데 국가의 통치자가 지닌 바다에 관한 생각이 백성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봅니다. 그만큼 신라는 바다와 가까이 함께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번 탐험은 대원들이 혜초의 발자취를 따라가면서 역사가 주는 바다의 충만한 이미지를 1300년이 흐른 지금 되새기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 해사대 학생들은 기존의 원양항해 실습 때처럼 선박운용과 관리 능력도 배우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박 총장은 탐험대의 광저우 체류 때 학술대회 참가뿐만 아니라 광저우와 셴양, 홍콩에 사는 동문과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내년에 맞는 한국해양대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에 관해서도 설명했다. 대학 측은 '개교 7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이미 준비에 들어갔다. 박물관과 홍보관을 겸할 해양문화관 건립과 70년사 편찬, 국제학술대회 등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한국해양대가 지금의 장소에 자리잡은 지 40년 만에 태평양을 향해 비상하는 형상의 정문을 건립해 70주년을 맞는 한국해양대의 위상을 높이고 비전을 알리는 상징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가 수출입국을 내세울 때 무역의 기반이 되는 해운 분야 인재가 한국해양대에서 많이 배출된 만큼 전 세계의 주요 항만마다 동문이 튼튼하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해양DNA를 지닌 인재가 한국해양대로 모이고 이들이 활약해 짧은 기간에 세계 5대 해양강국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탐험대가 아시아의 주요 항만을 방문하는 만큼 동문 네트워크 강화와 70주년 기념사업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내년에는 2010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해외에서 활약하는 동문을 초청해 동문 네트워크를 강화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