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시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
- 지난해 보다 291억 증가
- 각 분야 힘 합쳐야 성과 올려

- 신성장동력 없는 경제 상황
- 부산만의 신산업도 물색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난달 신임 경제부시장에 기획재정부 예산통인 김규옥(53) 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을 임명했다. 국비 확보에 힘을 쏟으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는 정부가 최근 투자 관련 예산을 대폭 줄이면서 내년도 국비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정부가 신규 사업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어 지자체마다 이런 난국을 뚫기 위한 로비전이 치열하다. 지자체는 이 같은 대책의 하나로 경제·정무부시장을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로 채우고 있다. 울산시는 이태성 전 재정관리국장을, 인천시는 배국환 전 차관을, 전남은 우기종 전 통계청장을 영입했다.

부산시의 내년 국비 확보 목표액은 지난해보다 291억 원 증가한 총 2조5300억 원이다. 부처 반영액이 2조1600억 원이지만 기재부에서 2000억 원 증액을 목표로 뛰고 있다. 나머지는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증액을 노린다. 시는 그동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국회의원의 힘을 빌려 국비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김 경제부시장을 선두로 기재부 편성 과정에서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김 경제부시장은 "국비 확보는 누구 한 사람만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시장, 지역 국회의원, 공무원이 혼연일체가 돼 달려야 한다.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서도 좋은 성과를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에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카카오톡이 잇따라 울렸다. 그는 "예산 담당 기재부 공무원과는 통화가 안 된다. 직접 만나거나 문자와 카카오톡으로 예산 확보의 필요성을 꾸준히 설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부시장은 부산 경제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그는 "서울에 있을 때 부산 경제가 매우 어렵다고 생각했다. 막상 부산에 내려와 각종 지표를 살펴보니 그렇게 심각한 것은 아니다. 물가와 고용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부진을 보였던 수출이 최근 2개월째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영향으로 기대했던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지난달 25일 발생한 폭우 영향으로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부산 경제의 체질 개선이 필요한지 질문을 던졌다. 김 경제부시장은 "취임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아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는 어렵다. 부산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취약한 산업구조와 제조업의 영세성에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서비스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도·소매업, 음식·숙박업과 같은 생계형 서비스업 위주여서 신성장동력이 없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제 체질이 일자리 부족과 인재의 역외 유출을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경제부시장은 시의 발전 방향으로 "해양과 문화, 관광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양 플랜트, 해양수산식품, 영상 콘텐츠, 방사선의과학, 마이스(MICE), 금융 등을 부산의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외에도 "다른 도시에서 볼 수 없는 신산업 분야를 찾고 있다"고 귀띔했다.

부산 출신인 김 경제부시장은 혜광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4년 행정고시(27회)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강만수 장관 시절 기재부 대변인을 지냈고, 이후 기재부 요직인 예산총괄심의관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