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원 부족 탓 전문성 취약
- 학·연 활용 인적망 확보 역점

- 혁신·정체성·통합 가치 설정
- 내부 융화로 최고 기관 다짐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부산의 싱크탱크인 부산발전연구원(이하 부발연)은 큰 변화를 겪었다. 사상 처음으로 원장을 공모한 것이다. 이를 반영하듯 7명이 응모했다. 첫 공모치고는 응모자가 많았다. 인선 과정에서 시의 개입설과 내정설 등이 나돌며 시끄러웠으나, 이제는 이런 논란이 수그러들었다. 부산대 행정대학원장을 지낸 강성철(60·행정학과) 교수가 최종 낙점을 받았다. 그는 포럼부산비전을 이끌며 서병수 시장과 인연을 맺었다. 지난 2일 상수도사업본부 8층에 마련된 원장실에서 강 원장과 차를 마셨다. 그는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해 명실상부한 지역 최고의 싱크탱크로 자리 잡겠다"고 말했다.

-부산의 미래 먹거리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어려운 문제다. (조금 뜸을 들이다) 글로벌 해양도시라고 본다. 부산은 일본 후쿠오카, 중국 상하이, 홍콩, 싱가포르 등 환태평양 중심도시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항구도시의 특성을 살려 해양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해양플랜트, 해양금융 등 고부가가치산업에 힘을 모아야 한다. 아울러 관광과 환경 중심 도시로 자리매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동남권 신공항은 선결 과제다.

-부발연이 부산을 대표하는 싱크탱크가 되려면.

▶부발연이 올해로 개원 22년을 맞았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다. 따라서 그에 걸맞은 역할을 해야 한다. 주변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핵심가치로 혁신(Innovation), 정체성(Identity), 통합(Integration) 등 세 가지(3I)를 설정했다. 부발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필요한 가치는 혁신이다. 혁신하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 출연기관과 지역 최고의 연구기관이라는 위상에 맞는 정체성이 요구된다. 시와 유기적인 협조를 하되 독립적인 위치에 있어야 한다. 그동안 부발연은 내부 분열로 융화가 잘되지 않았다. 연구원들과 가치를 공유해 통합된 모습을 보여주겠다. 부산 발전의 비전을 선도하고 이를 실천하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연구기관으로 좌표를 설정했다.

-부산발전연구원을 진단한다면.

▶22년간 많은 연구물을 생산해 지역 발전에 이바지했다. 낙동강연구센터를 조직해 위천공단 저지 논리를 개발했고,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을 창안해 전국 최고의 도시재생지역으로 성장했다. 신공항 건설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연구해 현재까지 신공항 추진 사업을 이끌고 있다. 이는 연구원 개인의 역량이 뛰어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일부는 전국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된다. 하지만 타성과 관행에 젖어 지역사회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점이 있다.

-부발연이 부족한 분야는 무엇인가.

▶연구원 숫자가 부족하다 보니 전문성이 다소 떨어진다. 특히 최근 화두가 되는 도시안전 분야가 취약하다. 앞으로 이 분야를 보강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 38명의 상임연구위원이 모든 분야를 처리할 수가 없다. 재임 기간 지역 지식네트워크를 구축해 부발연이 부족한 분야를 보충하겠다. 대학과 기업의 연구소 등을 지식네트워크에 넣어 이를 활용한 성과물을 낼 계획이다.

강 원장은 경남 고성 출신으로 진주에서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와 부산 동래고를 거쳐 부산대를 졸업했다. 교수 시절 우연히 지역 방송국 간부와 인연이 돼 시사 프로그램 사회자를 맡아 활동한 것을 계기로 방송국에서 오랫동안 시사·토론 진행자로 활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