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백한기 선임기자 baekhk@kookje.co.kr

- 기초수급자 연금 소득 집계
- 생계비 두 번 나눠받는 셈
- 복지사들 자비로 개정 운동

사회복지사라면 친절하고 유순할 거라는 선입견이 있다. 거기엔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데도 소극적이라는 내용도 포함된다. 이렇게 오해받던 사회복지사들이 기초연금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사회에서 가장 약한 사람들을 위해 나섰다. 이들이 모아낸 목소리는 '줬다 뺏는 기초연금 개정하라'다. 부산사회복지사협회 윤해복(45)사무처장을 만나 이번 사회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선 '줬다 뺏는 기초연금'이라는 대목에 대한 설명이 필요했다. 윤 사무처장은 "정부에서 가장 취약한 상태에 있는 사람들을 가지고 기만하는 것은 대단히 큰 문제다. 기초생활수급자들이 한 달에 최대한 받을 수 있는 생계비가 48만 원이다. 매달 20일 이 돈이 지급된다. 그런데 이들이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으면 이것을 소득으로 집계해 생계비가 28만 원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0일 생계비 48만 원이 입금되고 25일 기초연금 20만 원이 입금돼 7월에 이 기초수급자가 얻은 소득은 총 68만 원이다. 하지만 지난 20일에는 28만 원만 통장에 들어왔다. 생계비 48만 원에서 20만 원을 제한 것이다. 그리고 25일에는 기초연금 20만 원이 입금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 기초수급자는 48만 원이란 돈을 두 번에 나눠 받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

윤 사무처장은 "가장 어려운 사람들에게 기초연금을 주겠다면서 그걸 소득으로 잡는 것이 말이 안 된다. 그야말로 줬다 뺏는 셈"이라며 황당해 했다. "20만 원은 적다면 적은 돈이고 크다면 큰돈이다. 노인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는 노인의 한 달 급여가 20만 원임을 생각해보면 기초생활수급자에게 20만 원이란 돈은 적지 않은 금액"이라며 "이런 사람들에게 주었다가 도로 뺏는 것이니 정말 나쁘다"고 강조했다.

윤 사무처장은 "게다가 처음부터 기초연금 20만 원을 받는 사람이 전체 노인의 92%라고 했지만 현재는 43.4%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것을 선거 전에 대대적으로 홍보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작태도 문제다. 가장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사기를 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이런 내용을 시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데 복지계가 동의했다. 이건 정말 아니라는 분노와 함께 사회복지법령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신문 광고가 필요했다. 윤 사무처장은 "부산에서는 지난 18일까지 1차적으로 사회복지사들이 일간지 광고를 위해 1만 원 이상씩을 모금했다. 이번 사회운동은 서울과 경기지역에서 시작해 전라도를 거쳐 부산까지 확산 중"이라는 설명이다. 복지사들이 자신들의 주머니를 털어 기초연금의 부당함을 알려내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는 기초연금을 기초생활수급자들에게 줄 때는 소득에서 제외한다고 시행령을 개정해야 한다. 이것은 대통령 의지만 있으면 되는 일"이라며 정부에서 시각을 달리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윤 사무처장은 "2012년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노인 빈곤율이 49.3%라고 한다. OECD 평균이 12%인 것과 비교해도 대단히 큰 차이다. 이렇게 가난한 노인들에게 좀 더 나은 소득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세워져야지 반대로 가면 되겠느냐"고 반문하며 보다 많은 국민이 기초연금의 잘못된 점을 알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