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다양한 분야 연구진 구성
- 고급연구인력 양성 주력
- 지역 중소기업과 결과 공유
- 데이터 이용 부가 서비스도

최근 구글과 같은 세계적 기업이 대규모 투자를 하면서 사물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은 말 그대로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해 센서를 통해 얻는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근래 스마트TV나 냉장고 등 사물인터넷 가전제품이 선을 보이면서 친숙해졌다. 이 같은 가전제품은 사물인터넷 기술의 일부분으로 에너지, 의료 등 무궁무진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

국내 사물인터넷기술은 당장 시장의 수요가 있는 하드웨어에서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물인터넷을 사용하는 센서와 디지털기기를 통해 얻는 데이터를 이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야 한다. 이 분야에서는 구글이나 IBM 같은 글로벌 기업이 앞서나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물인터넷에 기반을 둔 장치뿐만 아니라 부가 서비스를 창출할 핵심 소프트웨어 기술을 연구하는 IT연구센터로 부산대 사물인터넷 연구센터가 선정됐다. 센터는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지원한다. 센터장인 김호원(정보컴퓨터공학부·43) 교수는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시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사물인터넷은 예전에 센서와 네트워크, 웹서비스 등 단편적이던 정보통신의 모든 기술을 융합해 새롭게 재탄생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존 기술 2, 3가지를 결합해 이전에 없던 새로운 서비스와 시장을 창출해 낼 수 있습니다. 사물인터넷의 영역은 너무나 방대해 관련 기술이나 시장에 엄청난 기회가 열려 있습니다. 우리 센터의 연구로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얼마든지 시장을 개척할 수 있습니다."

여러 기술을 융합하는 만큼 센터의 연구진도 제주대, 서강대, 고려대, 서울대 등의 에너지와 디자인, 경영 분야 연구자로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센터는 2017년까지 38억여 원의 사업비로 핵심기술 개발과 고급 연구인력 양성에 주력하게 된다. 다양한 분야의 기술 가운데 특히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이 에너지 절감을 위한 스마트그리드 분야 적용이다. "사물인터넷을 통해 가정의 전기사용 데이터를 분석하면 사용량을 예측할 수도 있습니다. 통신과 센싱, 예측 기술을 함께 활용해 가구마다 일 대 일로 에너지 절감을 유도하는 것이죠. 마찬가지로 바람의 방향과 세기 등의 정보를 센서를 통해 입수해 풍력발전기의 발전량을 예측해 효율을 높이는 연구도 하게 됩니다."

사물인터넷은 대형 빌딩의 냉난방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는 데 적용하는 등 여름과 겨울 전력 피크 때의 사용량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센터는 부산시와 연계해 사물인터넷을 빌딩에너지관리시스템에 적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구를 통해 개발한 기술은 부산지역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지금까지 대학 연구실의 사물인터넷 연구는 논문을 발표하고 특허를 내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센터는 한 발 나아가 부산시나 전남테크노파크 등 다른 연구기관과 협업해 상용화하는 게 목표입니다. 연구 결과물을 센터만의 것이 아닌 부산지역 중소기업과 공유하는 것이죠."

김 교수는 경북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 있다가 2008년 부산대에 부임했다. 2003년부터 관련 연구를 해온 김 교수는 이미 2012년부터 사업비 110억 원 규모의 사물인터넷 관련 산업융합원천체계 연구를 진행해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