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길태 사건 관련 재개발지역 치안 등 문제점 총체적 진단 르포기사 큰 공감
- '위기의 지방 리더십' 시의맞는 기획 불구 새로운 트렌드나 구체 해법 제시 빈약
- 뉴스포커스, 온라인 핫피플 등 새로운 코너 신설…지면개편 고심 역력
- 4대 강 사업 부적합 준설토 문제, 문화재 훼손 등 비중있게 다뤄 눈길
- 현장 분위기 물씬 문화면 변신 돋보여…리뷰기사도 강화를
- 6·2 지방선거 관련 한나라당 위주 선거보도 개선해야

국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 3월 정기회의가 지난 23일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 위원들은 3월 지면 개편 중 '아침의 시'와 사람&이웃면의 출산 소식 게재, 심층취재면 강화 등에 좋은 점수를 주었다. 또 선거를 앞두고 리더십 문제를 지적한 것도 호평했다. 그러나 부산 여중생 살해 사건에 함몰돼 세종시 문제 등 주요 이슈를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룬 점은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일시:2010년 3월 23일 오후 5시

◇장소:국제신문사 5층 회의실

◇참가위원(가나다순)

▶강완수(대아종합조경 대표)

▶구명주(부산대 사회학과 4년)

▶류경희(문화유산해설사)

▶박재욱(신라대 행정학과 교수)

▶안병화(언론인)

▶유순희(부산여성뉴스 대표)

▶윤연숙(주부)

▶이상헌(민족미학연구소 사무국장)

▶이준경(생태보전시민모임 생명그물 정책실장)

▶주경미(부산여성가족개발원 여성가족연구부장)

▶황영우(부산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본사 참석자

장병윤 논설실장, 이처문 편집국장, 김찬석 편집부국장

박재욱 씨, 구명주 씨

▶박재욱(독자권익위원장)=최근 5대 범죄와 취약계층의 치안부재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됐다. 또 사회적 냉대와 도시지역의 재개발 문제, 도시재생 대책 등도 부각됐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무상급식, 교육지원 등도 주요 어젠다로 떠올랐지만 선거 때가 아니라 평소 고민하고 걱정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회의를 시작한다.

▶구명주=국제신문이 많이 젊어졌다. 지면 개편 중 2면 '아침의 시'와 '어제와 오늘'이 눈에 띈다. 2면에 딱딱하고 무거운 기사들이 많이 실렸었는데 쉬어가는 코너란 느낌을 주고 호흡을 끊어줘 좋다. 김길태 사건 관련 지난 23일자 기자수첩 '김길태 사건 우리 사회의 거울'은 이 사건이 단순한 흉악범 사건에 머물지 않고 재개발, 재건축, 치안부재, 입양아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다뤄 좋았다. 또 재개발지역 현장 르포 기사는 독자로서 공감이 간다.

대학생 독자 입장에서 5일자 2면 '무위도식 청년층 40만 명 돌파' 기사를 눈여겨 봤다. 이 기사에서 청년실업자와 니트족은 다르다고 했지만 기사상으로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

주경미 씨, 이준경 씨

▶주경미=지면개편 중 역사속 '어제와 오늘'이 좋았다. 지역신문에서 역사적 기록을 되돌아 본다는 것만으로 보람있는 일이다. 사람&이웃면이 출산 소식 등 지역사회의 이야기들을 끌어안아 좋았다.

16일자 사회면 '경찰, 성범죄 수사 무신경 이유 있었네'는 내부 취재가 아니면 다루기 힘든 분석적인 기사라 좋았다. 5대 강력범죄 중 성폭행 사건이 다른 강력범죄보다 점수가 낮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아쉬운 점은 여성부가 여성가족부로 확대개편된다는 보도자료가 나왔고 19일 여성가족부로 출범했다. 정부의 중앙부처가 개편되고 인력까지 늘어났는데 국제신문에서 다뤄지지 않았다.

▶이준경=4대 강 사업과 관련해 문화재 훼손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룬 신문은 국제신문이 유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낙동강 관련 2월 26~27일 '준설구간 성토 못하는 점토 대량발견'은 한달 후인 지난 18일 1면에 '준설토 성토 부적합…부산 낙동강 사업 '초비상'으로 비중있게 다뤘다. 9일자 장병윤 칼럼 '낙동강 물빛이 어둡습니다' 등 낙동강 문제에 대해 국제신문이 이슈화해서 비중있게 다룬 것은 책임있는 공공언론의 자세라고 하겠다.

KTX 반지하화는 큰 이슈인데 12일자 1면과 기획, 다음날 사설에서 다뤘다. 이 문제는 북항및 원도심 재개발과 연관된 것이므로 본지의 원도심·골목 시리즈와 연계하면 좋을것 같다. 하지만 후발보도에서 더 이상 다뤄지지 않아 아쉬웠다. 해외 사례까지 적극 다뤘으면 좋겠다.

유순희 씨

▶유순희=지방선거 보도가 연일 경쟁 언론보다 앞서는 것이 인상적이다. 특히 16일자 1면 '한나라 공심위 있으나 마나 국회의원이 공천 좌지우지'는 현실을 잘 지적했다. 3면에서 대안을 제시했는데 나아가 실천에 옮기도록 역할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 폐지된 국민발안제의 적극 도입도 필요하다.

17일자 27면 사설 '지방선거 여성후보, 인물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는 인상 깊었다. 정당에서는 인물이 없다고 하지만 실제 돈과 경력, 능력, 당 충성도 등을 갖춘 인물을 찾으려다보니 인물이 없다. 선거보도가 한나라당 일색인 점은 아쉽다. 17일자 사람&이웃면에 에버하드 워프스 국제라이온스협회장 인터뷰가 실렸다. 2012년 6월 국제라이온스 세계대회 부산행사는 큰 행사다. 세계인들이 부산에 왔을때 인상 깊은 곳, 볼거리, 먹을거리, 거리공연, 소극장 등 보여줄 것 등을 미리 체크해보면 어떨까.

이상헌 씨

▶이상헌=최근 문화면에 '현장과 시각' 코너를 마련, 문화카페 등 현장의 분위기 잘 전달하고 있다. 보도자료와 전화인터뷰에 의존하는 기사보다 훨씬 신선하고 피부에 와 닿는다. 앞으로 문화시즌을 맞아 문화행사가 늘어나더라도 지금처럼 현장기사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갔으면 좋겠다. 부산문화재단 문제와 성과 관련 기획기사는 시기가 적절했다. 문화재단은 최근 현장서 볼멘소리가 많이 나온다. 문화기사에서 공연이나 행사 비평을 담은 리뷰기사는 꼭 필요하다. 최근 시립극단 공연 리뷰기사는 의미있게 읽었다. 이러한 리뷰기사를 앞으로도 자주 봤으면 좋겠다.

류경희 씨

▶류경희=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사건에 집중 보도를 하다보니 상대적으로 세종시 문제나 4대 강 사업 등 다른 사안들이 소홀하게 취급된 것 같다. 특히 이 사건과 관련된 사진을 1~2면에 걸쳐 적나라하게 게재했다. 아침밥상에 앉은 독자들이 어떻게 생각했을지 의문이다. 특히 1면 사진은 좋고 아름다운 것을 다뤄달라. 법정스님 입적 관련 기사 중 '기생 진양이 요정 대원각 시주'라는 제목은 여성지를 연상케한다. 흥미를 끌기위한 제목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부산시가 문화도시 비전을 내걸고 아쿠아시티 등 부산의 여러 가지 사업을 시도하고 있지만 결국엔 도시경관이 중요하다. 간판문화, 재건축으로 이뤄지는 초고층 아파트 문화가 심각하다. 이 문제를 기획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윤연숙 씨

▶윤연숙=산복도로 시리즈를 관심있게 보고 있다. 특히 5일자 '마을버스도 없어진 산동네 주민 불만' 기사가 좋았다. 23일자 11면 '산동네 교통불편 설움 2년 만에 풀었다'를 보니 국제신문 기사로 인해 주민불편이 해소됐다. 언론의 기능을 제대로 보여준 것같다. 15일자 10면 '특목고 등 부산지역 고입 전형일정이 발표'나 17일자 사설 '특목고 입시사정관제 제대로 된 준비가 먼저다' 등 특목고 문제는 지속적으로 다룬데 비해 비슷한 시기에 드러난 교육계 비리는 상대적으로 소홀했지 않았나 생각한다. 9일자 3면에 김길태를 소개하면서 '불행의 씨앗을 안고 태어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라는 표현은 문제가 있다. 기자가 쓴 기사의 시선에 독자들이 함몰될 수가 있다. 다행히 23일자 기자수첩 '김길태 사건, 우리 사회의 거울'에서 오해와 지적에 대한 보충글이 실렸다.

안병화 씨

▶안병화=지면개편 고심한 흔적이 보이고 독자들 반응도 좋다. '아침의 시'를 중요지면인 2면에 크게 실은 것은 유례없는 시도가 아닐까 싶다. '아침의 시' 코너를 국제신문 신춘문예 당선자, 지역문인의 발표공간으로 적극 활용하면 좋겠다. '어제와 오늘'은 단순한 사건 소개에 그치지 않고 배경이나 사후 전개, 최신자료 등이 중요하다. 또 토요일자에는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치를 실었으면 한다.

TV면에 외국어가 함께 실려 지면이 절약됐다. 금요일자 주말&에 실리는 등산낚시 가이드는 행간이 헐렁해 보인다. 텔레비전면처럼 축소해서 사진이나 광고를 넣으면 어떨까. 심층취재 뉴스포커스면, 온라인 핫피플 등을 신설했는데 좋다. 앞으로 더 확대해 젊은층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줬으면 좋겠다.

강완수 씨

▶강완수=김길태 사건 관련 사진이 아침 독자들을 우울하게 한다. 주말&의 시원한 사진과 대비돼 답답하다. 주말&의 '뷰 파인더 물방울과 꽃 사진'이 시원해서 참 좋다. 부산에도 아름다운 곳이 많다. 마린시티 야경사진도 좋다. 부산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 사진으로 적극 실었으면 좋겠다. 주말& 때문에 주말이 기다려진다. 사진이 눈에 띄는 것은 물론 내용도 알차고 맛집도 있고 산 안내도 있다. 잡지를 보는 느낌이다. 그린워킹과 관련해 바다는 물론 낙동강을 연장선상에서 코스로 개발하면 어떨까 건의한다.

경제면 헤드 등은 글자가 작아서 잘 안보인다. 경쟁지 건강면 헤드를 보니 청색글자가 건강과 관련이 있어서 인상적이다. 오피니언면 칼럼이 가로 2단이라 너무 길어 읽기가 불편하다. 다른 신문은 3단이라 가독성이 있다. 글자 크기도 키웠으면 좋겠다. 글을 많이 넣기 보다는 시원하게 편집해서 독자들이 읽도록 해줘야 한다.

황영우 씨

▶황영우=독자위원회가 지적을 해도 메아리가 없다. 다음 독자위원회 회의 때 굳이 문건이 아니라도 좋으니 구두로라도 개선됐거나 어떻게 처리되었는지 알려주면 좋겠다. 기사를 보면 기자를 안다. 보도자료를 그대로 쓴 기사는 독자도 안다. 그 기자에 대해선 감사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감사받을 기사가 많았으면 좋겠다. 사건기사를 수필식으로 작성한 사례가 보인다. 기자의 착각이거나 다른 편집 의도가 있는 지 모르겠다. 신문은 정보와 더불어 지식도 전달해준다. 예를 들면 '최대건조밀도'라는 용어를 별도로 설명해 준 것은 좋았다. '공인중계사 너무 많아 개업 신중해야 한다' 기사를 눈여겨 봤다. 모 대학에 갔더니 공인중계사 합격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지역사회 현실을 어느 정도 반영했는지 궁금했다.

▶박재욱='위기의 지방 리더십은 없는가'기사는 좋은 기획이다. 부산 비전찾기 5대기획 중 하나로서 매우 시의 적절했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어떠한 시장형 혹은 인물형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외국 사례를 추가했다면 더 좋았겠다. 리더십 대안을 제시했는데 막연하게 리더십 교육을 지적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리더십 프로그램이나 지원책 등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면 어땠을까. 이 시대 새로운 트렌드나 부산에 맞는 리더십은 뭔지 답을 내놓는 기사가 아쉽다. 이런 점에서 부산의 외국인 인력을 통해 리더십의 지역발전 아이디어를 얻으면 어떨까 싶다.

19일자 '다문화가정을 말하다' 등 다문화로 접근한 기사가 바람직했다. 다문화와 저출산문화, 국제도시화 등 서로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한주에 1개면 정도 국제코너를 마련해 외국인들에게 부산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해달라.

▶장병윤=좋은 말씀 잘 들었다. 독자위원회의 지적이 지면에 반영 되도록 하겠다. 김길태 보도사진 관련 의견은 독자위원들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기 어렵다. 독자들의 시선은 이해하지만 뉴스를 공급하는 신문 종사자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 부분도 고민하고 개선해보도록 하겠다.

▶이처문=회의 때마다 나오는 지적 사항들을 최대한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보도사진 문제는 뉴스성에 주력하다 보니 참으로 어렵다. 독자들의 시각을 고려해 신문 제작 때 신경쓰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