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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72> 老子之大

노자가 느끼고 알았던 크기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28 19:53:48
  •  |  본지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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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늙을 노(老-0)선생 자(子-0)의지(丿-3)클대(大-0)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보안검색원의 정규직 전환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애초에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에서 시작된 정규직 전환이 이제는 ‘기존 정규직에 대한 역차별’이며 공정한 경쟁을 저버리는 처사라며 반발이 거세다. 공기업에 취업하려던 젊은이들이 특히 분노하는 듯하다. 그러나 그런 반발과 분노가 정당한 것일까?

가짜 뉴스에서 촉발된 것도 문제거니와 도대체 그 정규적 전환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그 실상과 과정에 대해 알고서 반발하고 분노하는지 의문이다. 만약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반발하고 분노한다면, 그 또한 공정하지 못한 처사다. 비난하든 분노하든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부정확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근거로 비난한다면, 그 대상들 또한 억울하지 않겠는가?

이런 논란의 와중에 노자의 말이 크게 다가온다. ‘죽간본’ 25장의 세 번째 문장이다. “大方亡隅, 大器曼成, 大音希聲, 天象亡形.”(대방무우, 대기만성, 대음희성, 천상무형) “크나큰 네모는 모서리가 없고, 크나큰 그릇은 더디게 이루어지고, 크나큰 소리는 드문드문 소리 나고, 하늘의 형상은 꼴이 없다.” 이 문장에서 오래도록 널리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던 구절은 ‘대기만성’이다. 한자로는 대개 ‘大器晩成(대기만성)’으로 좀 다르게 표현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다르지 않다.

이 말을 한 노자에게는 위로는 黃河(황하) 언저리에서 아래로는 長江(장강) 언저리까지의 중국 땅이 천하였다. 물론 그 바깥으로 이민족들이 둘러싸고 있다는 사실쯤은 알고 있었겠으나, 사방 수천 리 너머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노자는 세계가 점점 거대해지면서 복잡해지고 있음을 느꼈다. 당시까지 축적되어 온 지식, 통용되던 사유와 인식 따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천하가 도래하고 있음을 알아챈 것이다. 그런 통찰에서 나온 말들이 ‘大方(대방)’이고 ‘大器(대기)’이며 ‘大音(대음)’ 따위다. 그렇다면, 노자가 상상조차 못한 이 거대하고 복잡한 세계에서 사는 오늘날 청년은 얼마나 큰 ‘大(대)’를 품고 있어야 하는 것일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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