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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666> 不可奪志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6-16 19:18:14
  •  |  본지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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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닐 불(一-3)가히 가(口-2)빼앗을 탈(大-11)뜻지(心-3)

詩(시)와 書(서)와 畵(화)에 두루 뛰어나 三絶(삼절)로 일컬어졌던 姜希顔(강희안)도 단종 복위 거사에 연루되었었다. 그 역시 고문을 당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세조가 성삼문에게 “강희안도 함께 모의했는가?” 하고 물으니, 성삼문이 대답했다. “實不知之. 進賜盡殺名士, 宜留此用之.”(실불지지. 진사진살명사, 의류차용지) “그는 참으로 알지 못합니다. 나리가 뛰어난 선비들을 모두 죽이시는데, 이 사람은 남겨 두었다가 쓰셔야 합니다.”

성삼문의 이 말 덕분에 강희안은 화를 면했다. 과연 붓이나 휘두르는 선비라 얕볼 수 있을까? 문인이든 무인이든 그들이 갖추어야 할 덕은 다르지 않다. 다만, 하는 일이 달라서 겉으로 드러나는 것이 다를 뿐이다. 고문을 받은 성삼문은 수레에 실려서 나왔는데, 顔色自若(안색자약) 곧 평소와 다름이 없이 편안한 낯빛으로 좌우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若輩佐賢主致太平. 三問歸見故主於地下.”(약배좌현주치태평. 삼문귀견고주어지하) “너희들은 현명한 임금을 도와서 태평을 이루게나. 삼문은 지하로 돌아가 옛 임금을 뵐 테니.”

성삼문의 사람됨에 대해 남효온은 이렇게 적고 있다. “詼諧放浪, 喜談謔. 坐臥無節, 外若無持守, 內操堅確, 有不可奪之志云.”(회해방랑, 희담학. 좌와무절, 외약무지수, 내조견확, 유불가탈지지운) “해학적이고 자유분방하며 농담을 즐겨 했다. 앉거나 눕는 일상적인 행위에 절도가 없어 겉으로는 굳게 지키는 바가 없는 듯하지만, 안으로는 견고함과 확실함을 지녀 빼앗을 수 없는 뜻이 있었다.”

‘논어’ ‘子罕(자한)’에서 공자가 말하지 않았던가? “三軍可奪帥也. 匹夫不可奪志也.”(삼군가탈수야. 필부불가탈지야) “삼군에서 그 장수를 빼앗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하찮은 사내라도 그 뜻을 빼앗을 수는 없다.” 하찮은 사내의 뜻도 빼앗을 수 없는데, 하물며 덕을 깊이 쌓은 선비의 뜻을 누가 빼앗을 수 있단 말인가? 흥미롭게도 저 선비들의 덕과 뜻은 죽음으로 사라지지 않았다. 면면히 이어져 새 역사를 만들어 왔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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