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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585> 率性無爲

본바탕을 따르는 것이 곧 무위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02-05 20:10:20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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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를 솔(玄-6)본바탕 성(心-5)없을 무(火-8)할위(爪-8)

오늘날 거의 모든 국가가 민주주의를 표방하거나 인민이 국가의 주인이라는 이념을 내세우고 있다. 북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고, 중국도 ‘중화인민공화국’이다. 자민당이 專制(전제)하는 일본도 표방하기로는 역시 민주주의다. 그런데 왜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는 일이, 인민이 주인이 되는 일이 그리도 더딜까? 거의 모든 인민이 교육을 받고, 누구나 지식과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대인데 말이다.

수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로 ‘사이비 지식인’의 弄奸(농간)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권력에 영합하여 사욕을 채우려고 또는 세상에 아첨하여 돈과 인기를 얻으려고 曲學(곡학)을 일삼으며 無道(무도)와 不德(부덕)을 有道(유도)와 有德(유덕)으로 포장하기를 서슴지 않는 지식인들이 곳곳에서 갖가지 방식으로 자유와 평등, 정의와 공익을 은밀하고도 집요하게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과 기술을 중심으로 각 분야의 지식과 정보가 팽창하면서 사이비 지식인들도 급속도로 늘었다고 말할 수 있는데, 이로 말미암아 민중이 허위와 위선, 허상과 망상 따위로 촘촘하게 짜인 ‘사이비 지식’의 그물에 걸려들 공산도 더욱 커졌다. 이를 깊이 경계하며 깨어나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허울일 뿐이다.

그러면, 민중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노자가 이미 말한 “亡爲而亡不爲”(무위이무불위)가 그 처방전이 될 수 있다. “되지 않는 일이 없다”는 ‘무불위’가 아니라 “함이 없다”는 ‘무위’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성인의 경지인데, 어찌 범부의 미혹과 현혹을 바로잡을 처방이 되겠느냐고 반문할 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위는 궁극의 경지가 아니라 우리가 딛고 다녀야 할 길로서 道(도)다. ‘중용’에서 “不可須臾離也”(불가수유리야) 곧 “잠시도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던 그 길이다. ‘중용’에서는 또 “率性之謂道”(솔성지위도) 곧 “본바탕을 따르는 것을 길이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말한 ‘率性(솔성)’이 곧 ‘無爲(무위)’이며, 이 길이 노자가 말한 도이며 누구나 갈 수 있는 길이요 민중이 주인이 되는 길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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