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입(入-0)범 호(虍-2) 굴 혈(穴-0) 자식 자(子-0) 먹을 식(食-0)

‘漢書(한서)’를 저술한 班固(반고, 32∼92)에게는 班超(반초, 32∼102)라는 아우가 있었다. 文士(문사) 가문에 태어나서 武人(무인)이 된 인물이다. 그는 기마 부대를 이끌고 서역의 지배권을 확보해서 교역로를 여는 임무를 맡았다. 그런데 흉노가 큰 걸림돌이었다. 지금의 新疆(신장) 동남부에 있던 鄯善國(선선국)과 손을 잡고 흉노를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

반초는 부하 36명을 데리고 선선국으로 갔다. 처음에는 선선국 왕이 그들을 융숭하게 대접했다. 어느 날,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더니 박대하기 시작했다. 반초는 부하를 시켜 무슨 일이 있는지 알아보게 했다. 흉노 사신이 100여 명의 군사를 이끌고 와 있었던 것이다. 반초는 선선국의 왕이 자신들을 흉노 사신에게 넘길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신들은 끌려가서 죽임을 당하리라 판단했다. 부하들에게 이를 알리고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不入虎穴, 不得虎子!”(불입호혈, 불득호자) “범의 소굴로 들어가지 않고서는 범의 새끼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는 “밤을 틈타 불로써 공격해 흉노 군사들을 놀라게 한 뒤에 모조리 베어 죽이자”라고 말했다.

반초와 그 부하들은 수적인 열세에도 갑작스런 습격을 통해 흉노 군사들을 모두 죽일 수 있었고, 이 일로 선선국과 그 인근의 수십 개 나라까지 두려워 떨게 만들었다. 여기서 그 유명한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호랑이 새끼를 잡는다”는 속담이 유래했다. 모험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는 뜻으로 쓰이지만, 애써 龍潭虎穴(용담호혈)과 같은 凶險(흉험)한 곳으로 들어간다는 뜻은 아니다.

위험하고 절박한 상황에 처했을 때는 과감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그것은 한때의 계략이지, 장구한 계책이 될 수 없다.

저 중원을 침략했던 수많은 이민족은 그 점을 간과했다. 소수의 인민으로는 중원의 장구한 문화와 거대한 힘을 감당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모른 채 범의 소굴로 뛰어든 것이다. 안타깝게도 범을 잡고서 눌러앉았다가 그 새끼한테 도리어 잡아먹힌 꼴이 되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