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옳을 시(日-5) 어조사 야(乙-2) 아닐 불(一-3) 가히 가(口-2) 버릴 기(木-8)

마치 자신은 모든 것을 환히 안다는 듯이 또는 자신은 사사로운 감정 따위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한결같이 객관적으로 보고 판단한다는 듯이 구는 지식인들이 있다. 그들에게 대중은 어리석은 존재들이어서 교화의 대상일 뿐이다. 심지어는 교화가 아니라 통제와 억압의 대상으로 여기기도 한다. 이는 그 내면에 오만과 교만이 가득해서이며, 사물과 현상을 보는 시각이 편협하고 왜곡되어 있어서다. 불행하게도 그런 지식인들이 행세하며 정치를 도맡아서 하는 바람에 정치가 바르지 못하고 세상은 혼란과 분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군주정이든 민주정이든 간에.

예부터 동아시아의 통치자들이나 정치가들은 ‘民心(민심)’이니 ‘民意(민의)’니 하는 말들을 입에 달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오늘날 국회의원들이 툭 하면 ‘국민’을 운운하는 것이나 범법을 저지른 재벌 회장들이 ‘국가’ 운운하는 행태와 별로 다르지 않은 짓거리였다. 참으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꼴들인데, 그 꼴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늘 민중이 들고일어나 천하를 뒤흔들고 세상을 바꾸었던 것이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더 말해 무엇하랴.

‘문자’ ‘上仁(상인)’에서 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使言之而是, 雖商夫芻蕘, 猶不可棄也; 言之而非, 雖在人君卿相, 猶不可用也. 是非之處, 不可以貴賤尊卑論也.”(사언지이시, 수상부추요, 유불가기야; 언지이비, 수재인군경상, 유불가용야. 시비지처, 불가이귀천존비론야) “가령 말하는 것이 옳다면 비록 장사꾼이나 나무꾼의 말이라도 버릴 수 없고, 말하는 것이 그르다면 비록 군주나 대신의 말이라도 쓸 수가 없다. 옳음과 그름의 문제는 신분이나 지위의 존귀함과 비천함 따위로 논할 수 없다.”

이제 다수의 국민이 ‘검찰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외치고 있다. 오래도록 비리와 부정, 범법 행위를 일삼은 고위공직자들이 제대로 처벌받지 않았고, 그로 말미암아 폐단이 쌓여 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공수처 설치를 반대하며 너절한 논리를 늘어놓거나 발악하는 국회의원들은 대체 어떤 자들인가?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