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칠 개(攵-3) 바꿀혁(革-0) 조사할 검(木-13) 밝힐 찰(宀-11)

문재인 대통령은 9월 27일에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검찰 개혁은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나 수사권 조정 등 법과 제도 개혁뿐 아니라 검찰권 행사의 방식과 수사 관행 등의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특히 검찰은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기관이므로 엄정하면서도 인권을 존중하는 절제된 검찰권의 행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에서도 반발하고 야당에서도 검찰을 겁박한다고 시비할 것이 불 보듯 뻔한데도 왜 대통령이 굳이 나서서 이런 말을 했을까? 검찰이 수십 년 동안 막강한 권력을 쥐고 기소권과 수사권을 남용하면서 국민의 권리를 침해해 온 전력(前歷), 이른바 검찰이 차곡차곡 쌓아온 적폐가 근본적인 이유였고, 최근에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 행태가 개혁을 더 미룰 수 없는 과제임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검찰은 조국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의혹만으로 기소했고, 그것이 공정하지 못한 일이었음을 스스로 드러냈다. 9월 6일에 정경심 교수를 ‘사문서위조’ 혐의로 공소장을 작성하여 기소했는데, 9월 18일에는 “공소시점을 놓치면 안 되니 계산해서 기소한 것”이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위조 시점과 방법을 구체적으로 특정할 자료를 확보해 가는 과정이다”라고 밝히면서 애초에 공소장에 적시한 내용을 스스로 뒤집었다.

이는 검찰 스스로 ‘공문서 허위 작성죄’를 저지른 것이나 다름이 없다. 게다가 그 부실한 공소장에 근거하여 쓸 수 있는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과도하고 편파적인 수사를 진행했다. 이는 무절제한 검찰권 행사로 시민의 권리를 무참하게 짓밟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한국의 검찰은 기소권과 수사권, 영장청구권, 형집행권을 다 쥐고 있다. 세계 어느 나라 검찰도 이런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 이런 권한 집중이 무소불위의 검찰이 되게 만든 요인이다. 아무리 정의로운 검사가 되겠다고 한 사람이라도 그런 권한 또는 권력을 쥐게 된다면, 사사로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을까?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