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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9> 高后稱制

고후가 황제를 대신해 다스리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23 19:57:1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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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높을 고(高-0) 왕후 후(口-3) 일컬을 칭(禾-9) 다스릴 제(刀-6)
유방이 황제가 되는 데에는 ‘漢初三傑(한초삼걸)’로 일컫는 소하, 장량, 한신 등의 공도 컸지만, 그 못지않은 역할을 한 이가 呂太后(여태후)다. 유방이 보잘것없었을 때 혼인하여 갖은 고생을 다하며 유방을 도왔던 여인이다. 유방에게 ‘高皇帝(고황제)’라는 존호가 붙으면서 ‘高后(고후)’로 일컬어졌다. 고후는 惠帝(혜제)와 딸 魯元(노원)을 낳았는데, 혜제는 고조 유방이 폐위시키려 했던 태자다. 고조가 태자를 폐위시키려 했던 것은 그 사람됨이 유약하고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것 때문이었다. 고후는 장량의 계책에 힘입어 간신히 태자 폐위를 없었던 일로 만들고 아들을 즉위시켰다. 그리고는 눈엣가시 같았던 척부인의 손과 발을 자르고 눈알을 뽑고 귀를 멀게 하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돼지우리에 넣어 살게 하고는 ‘人彘(인체)’ 곧 ‘사람 돼지’라 부르게 했다. 그 성품을 짐작할 만한 사건인데, 본래 그런 성품이었는지 권력으로 말미암아 그렇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어쨌든 그 ‘사람 돼지’를 아들 혜제에게 보여주었고, 혜제는 그 충격에 쓰러져서 1년이 넘도록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결국 혜제는 재위 7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고후는 곡만 하고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미 권력욕에 사로잡혔기 때문이리라. 그때부터 고후는 제국의 실질적인 권력자가 되었다. 새로 즉위한 황제들은 한낱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고후가 마음대로 갈아치울 수 있었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그런 까닭에 사마천도 ‘사기’에서 제왕의 전기를 싣는 本紀(본기)에 ‘惠帝本紀(혜제본기)’가 아닌 ‘呂太后本紀(여태후본기)’를 실었던 것이다. 고후에 대해 사마천은 이렇게 평했다. “惠帝垂拱, 高后女主稱制, 政不出房戶, 天下晏然.”(혜제수공, 고후여주칭제, 정불출방호, 천하안연) “혜제는 팔짱만 끼고 있었고 고후가 여주로서 황제를 대신해 정치가 방 안을 벗어나지 않았지만, 천하는 태평하고 무사했다.” 극찬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고후는 죽을 때까지 큰 공을 세우고 죽음과 더불어 물러났으니, ‘功遂身退’(공수신퇴)라는 ‘天道(천도)’를 다한 셈인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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