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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84> 割股奉君

허벅지 살을 베어 군주를 살리다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9-16 19:03:18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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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를 할(刀-10) 넓적다리 고(肉-4) 받들 봉(大-5) 임금 군(口-4)

‘功遂身退(공수신퇴)’ 하면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介子推(개자추, ?∼기원전 636)다. 그는 춘추시대 晉(진)나라 사람이다.

춘추시대에 晉(진)나라는 강국이었다. 그 진나라의 21대 군주는 獻公(헌공)이다. 그는 즉위 초에 驪戎(여융)을 정벌했는데, 그때 여융 군주의 딸 驪姬(여희)를 얻어 첩으로 삼았다.

헌공은 여희에게 푹 빠졌고, 여희는 그것을 이용해서 복수하려는 마음을 먹었다. 그리하여 교묘한 계략으로 세자인 申生(신생)을 죽음에 이르게 했고, 이윽고 헌공의 다른 아들들도 모함하여 모든 쫓겨나게 만들었다. 公子(공자) 重耳(중이)는 헌공의 여러 아들 가운데 하나였다.

부친 헌공이 보낸 자객에게 죽임을 당할 뻔했던 중이는 결국 亡命(망명)의 길에 올랐다. 기원전 656년이었다. 그의 나이 마흔셋이었으니, 당시의 관행으로 보자면 ‘중늙은이’였다. 먼저 모친의 나라인 狄(적)으로 간 중이는 곧 적을 떠나 衛(위), 齊(제), 曹(조), 宋(송), 鄭(정), 楚(초) 등을 두루 돌아다니다 마침내 秦(진)나라에 이르렀고, 秦穆公(진목공)의 도움으로 간신히 晉(진)나라에 들어가 군주의 자리에 올랐다. 기원전 636년, 천하를 떠돈 지 무려 19년이었다. 그가 바로 晉文公(진문공)이다.

‘韓詩外傳(한시외전)’에 따르면, 중이가 曹(조)나라를 지날 때 가지고 있던 것을 모두 도둑맞는 일이 생겼다. 그로 말미암아 중이는 아무 것도 먹지 못해 굶어 죽을 지경이 되었다. 그때 개자추가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서 중이에게 먹였다고 한다. 이를 ‘割股奉君(할고봉군)’이라고 하는데,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으나 그만큼 망명 생활이 고되고 때로 위태로웠음을 말해준다.

중이가 齊(제)나라에 이르렀을 때, 桓公(환공)은 그를 융숭하게 대접하며 公室(공실)의 여인을 그에게 시집보냈다. 오랜만에 안정된 생활을 하게 된 중이는 아예 머물러 살 생각을 했다. 그럴 만도 하지 않은가. 나이는 쉰을 넘었고 망명은 언제 끝날지 기약도 없으니. 게다가 고국으로 돌아간들 즉위한다는 보장도 없고.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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