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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55> 道盈卽損

도는 가득 차면 덜어낸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8-05 19:29:39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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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도(辵-9) 가득 찰 영(皿-4) 곧즉(卩-7) 덜반(扌-10)

일본은 자국의 경제가 가파르게 상승하며 초강대국 미국을 거의 따라잡는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한국을 압박하는 조치 따위를 취하려 하지 않았다. 털끝만치도 그럴 필요가 없었다. 한국 경제가 일본 경제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지금 하지 않던 짓을 하는 것일까? 우선 일본 경제의 침체 또는 하강을 들 수 있다. 2018년의 국내총생산(GDP)을 보면, 한국은 1조6556억 달러로 전 세계 12위고, 일본은 5조706억 달러로 전 세계 3위다. 규모에서 세 배를 조금 넘는 차이가 나는데, 얼핏 매우 큰 격차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사뭇 다르다. 30년 전 1988년에는 일본이 한국보다 무려 15배 이상이나 컸는데, 이제 겨우 세 배다. 두 나라 상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도 일본이 3.4%, 한국이 3.2%다. 1인당 국내총생산이 한국 3만2046달러, 일본 4만0105달러이니, 격차가 거의 없는 정도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문제는 격차가 아니라 흐름이다.
1990년부터 2016년까지 일본의 실업률은 개선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풀타임 종사자 수에서는 변함이 없고 파트타임 종사자만 세 배 가까이 늘었다. 게다가 1인당 명목임금도 2007년에는 월 평균 32만9000엔이었으나, 2017년에는 31만 7000엔이었다. 실질임금은 훨씬 크게 떨어졌다. 한때 전 세계를 관광하면서 쇼핑에 열을 올렸던 일본인들이 이제 전혀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 관광객 수가 752만여 명인데 비해, 한국을 방문한 일본 관광객 수는 295만여 명이었다. 이런 현상은 두 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문자’ ‘九守(구수)’에서 말했다. “天道極卽反, 盈卽損, 日月是也.”(천도극즉반, 영즉손, 일월시야) “천도는 극에 이르면 되돌아오고 가득 차면 덜어내니, 해와 달이 그러하다.” 차오를 때는 천도를 운운하며 따르다가 기울 때는 천도를 따르지 않는다? 그것은 自繩自縛(자승자박)을 초래할 自充手(자충수)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 지금 그런 짓을 하고 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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