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이 장(長-0)가질 유(月-2)것자(老-5)어려울 난(隹-11)어조사 여(欠-14)

중국 춘추시대 楚(초)나라의 명재상이자 賢臣(현신)이었던 孫叔敖(손숙오)는 매우 청렴했으나, 그에게도 보물로 여기는 것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보물로 여기는 것과는 달랐을 뿐이다. ‘呂氏春秋(여씨춘추)’ ‘孟冬紀(맹동기)’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손숙오는 병이 들어 죽게 되자 아들에게 이렇게 훈계했다. “王數封我矣, 吾不受也. 爲我死, 王則封汝, 必無受利地. 楚越之間有寢之丘者, 此其地不利, 而名甚惡. 荊人畏鬼, 而越人信機, 可長有者, 其唯此也.”(왕수봉아의, 오불수야. 위아사, 왕즉봉여, 필무수리지. 초월지간유침지구자, 차기지불리, 이명심악. 형인외귀, 이월인신기, 가장유자, 기유차야)

“왕께서 나에게 여러 차례 봉토를 내리셨지만, 나는 받지 않았다. 내가 죽으면 왕께서는 너에게 봉토를 내리실 것인데, 남들이 이롭게 여기는 땅은 결코 받지 말거라. 초나라와 월나라 사이에 寢(침)이라는 구릉지가 있는데, 이곳은 땅이 척박하고 이름도 매우 나쁘다. 초나라 사람들은 귀신을 두려워하고 월나라 사람들은 징조를 믿으니,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여기뿐이다.”

손숙오가 죽자 과연 초나라 왕은 좋은 땅을 그 아들에게 봉토로 주려 했다. 아들은 사양하고 침의 구릉지를 청했다. 그 덕분에 지금에 이르기까지 잃지 않고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손숙오의 지혜로움을 보면 이롭게 여기지 않는 것을 이롭게 여길 줄 알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을 자기가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 줄 알았다. 이러한 것이야말로 도리를 터득한 이들의 남다른 점이다.

寢(침)의 구릉지를 두고 이름이 나쁘다고 한 것은 그 앞에는 ‘귀신이 질투한다’는 뜻의 妬谷(투곡)이 있고 뒤에는 ‘죄 또는 사나움’을 뜻하는 戾丘(려구)가 있어서다. 손숙오는 이렇게 사람들이 꺼리는 땅이라야 얻는 것도 수월하고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으리라 여겼다. 그 땅이 10대 후손까지 이어졌다고 하니, 그의 바람대로 된 셈이다. 그러나 남이 싫어하고 이롭게 여기지 않는 것이라야 이러하니, 오래 간직하기란 참으로 어렵구나!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