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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41> 立本趣時

근본을 세우고 시세를 파악하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7-16 18:51:49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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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울 립(立-0) 근본 본(木-1) 다다를 취(走-8) 때시(日-6)

일본은 민주주의 국가인가 독재 국가인가? 愚問(우문)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곰곰 생각해보면 매우 타당한 질문임을 알 수 있다. 외형으로 일본은 내각책임제를 채택한 민주주의 국가임이 분명하다. 그런데 一黨(일당)이 반세기 이상 권력을 독점하여 집권해 오고 있다. 이렇다면 일당 독재 국가로 보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2016년 한국에서 촛불 혁명이 불타올랐을 때, 전 세계인이 경이롭게 지켜보았다. 아마 일본인은 더욱더 놀랐을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촛불 혁명을 부러워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아베 정부야 걱정스러운 눈길로 지켜보았겠지만. 왜 일찍 근대화가 된 일본에서는 이런 혁명적인 정치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을까? 반면에 식민지를 겪은 한국에서는 1960년 4·19혁명, 1979년 부마항쟁, 1980년 광주민주화 운동 등등 끊이지 않고 정치 혁명이 일어났을까?

일본은 소수의 권력자와 지도자, 그들을 옹호하는 지식인이 국가를 운영하고 통제해 왔다. 이른바 전체주의 국가인 셈이다. 일본이 근대 국가로 가는 전환점이었던 메이지 유신도 將軍(쇼오군)이 권력을 天皇(천황)에게 넘겨준,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었을 따름이다. 민중은 소외되었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쇼오군의 幕府(바쿠후)부터 현재의 정부까지 지배층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런 만큼 國是(국시)도 변함없이 覇權國家(패권국가)다. 오늘날 일본이 경제 대국이면서 군사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러나 그 때문에 몰락의 길을 걸었던 것처럼 지금은 고립의 길을 걷고 있다.
‘주역’ ‘계사전’에 나온다. “剛柔者立本者也; 變通者趣時者也.”(강유자립본자야; 변통자취시자야) “강함과 부드러움은 근본을 세우는 것이며, 변화와 변통은 시세를 파악하는 것이다.” G20 오사카 정상회담에서 일본은 주최국답지 않게 비루한 꼴을 보였고 존재감도 없었다. 그것은 국제 정세와 시세의 변화를 간과한 채 오로지 군사력과 경제력의 강함만 앞세우고 외교와 문화의 부드러움을 간과해 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외교와 문화가 얼마나 편향적이고 특수한지 한 번 보라.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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