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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400> 制命在外

그 목숨, 그 삶을 부리는 것이 밖에 있구나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20 19:09:41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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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릴 제(刀-6) 목숨 명(口-5) 있을 재(土-3) 바깥 외(夕-2)

‘열자’에 나온다. “生民之不得休息, 爲四事故: 一爲壽, 二爲名, 三爲位, 四爲貨. 有此四者, 畏鬼, 畏人, 畏威, 畏刑, 此謂之遁人也. 可殺可活, 制命在外.”(생민지불득휴식, 위사사고: 일위수, 이위명, 삼위위, 사위화. 유차사자, 외귀, 외인, 외위, 외형, 차위지둔인야. 가살가활, 제명재외)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지 못하는 것은 네 가지 때문이다. 첫째는 장수, 둘째는 명예, 셋째는 지위, 넷째는 재화다. 이 네 가지에 얽매인 사람은 귀신을 두려워하고 사람을 두려워하며 위세를 두려워하고 형벌을 두려워하니, 이런 사람을 ‘이치로부터 달아나려는 사람’이라 한다. 그 때문에 죽을 수도 있고 살 수도 있지만, 그의 목숨을 부리는 것은 밖에 있다.”

전두환 씨는 그 얻기 어려운 네 가지, 곧 장수와 명예 지위 재화를 모두 얻었다. 그래서 과연 떳떳하고 자랑할 만한 삶을 살았는가? 그를 치켜세우며 높이 평가하는 이들도 있을 테고, 넷 가운데 하나도 가져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를 부러워할 수도 있으리라.그러나 넷을 다 가졌다가 차례로 잃은 전두환 씨 본인은 어찌 생각할까? 그가 군인으로서 평생 쌓아 올렸던 명예는 군사 반란을 일으키면서 이미 퇴색하기 시작했고, 광주 시민을 무력 진압하면서 확실하게 더럽혀졌다.

그 자신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으나, 역사는 이미 그를 범죄자, 죄인의 명부에 올려놓았다. 그뿐인가.
그가 간절히 원했던 대통령 자리에서도 고작 8년 만에 떠나야 했다. 권력으로 그러모았던 재화도 하나둘씩 빼앗기고, 추징금을 내놓지 않으려 “통장에는 29만 원밖에 없다”며 볼멘소리를 해야 했다. 설령 숨겨 놓은 재화가 있다 한들, 보란 듯 쓸 수 있겠는가? 남은 건 장수인데, 그조차 제대로 누리고 있는지 의문이다. 5·18 때 광주 시민에게 헬기사격을 했다고 증언한 故(고) 조비오 신부에 대해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자신에게 해야 할 말을 남에게 했다가 여든 넘은 나이에 법정에 섰으니. 과연 전두환 씨는 제 목숨, 제 삶을 자신이 부렸다고 할 수 있을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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