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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98> 寄死人家

남의 집에 얹혀살다가 죽었구나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5-16 19:29:13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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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붙을 기(宀-8) 죽을 사(歹-2) 남인(人-0) 집가(宀-7)

효문제가 종기를 앓은 적이 있었다. 등통은 황제를 위해 늘 종기의 고름을 빨아냈다. 어느 날, 마음이 편치 못한 효문제가 등통에게 조용히 물었다. “天下誰最愛我者乎?”(천하수최애아자호?) “천하에서 나를 가장 사랑하는 자가 누구겠느냐?”

등통이 대답했다. “宜莫如太子.”(의막여태자) “마땅히 태자를 따를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태자가 문병하러 왔을 때, 효문제는 태자에게 종기의 고름을 빨아내게 했다. 태자는 종기를 빨아내기는 했으나, 무척 난감해했다. 얼마 뒤에 태자는 등통이 황제를 위해 늘 종기의 고름을 빨아낸다는 말을 듣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등통을 미워하게 되었다.

효문제가 죽고 孝景帝(효경제, 기원전 157∼141 재위)가 즉위하자 등통은 벼슬을 그만두고 집에 있었다. 오래지 않아 등통이 나라의 법을 어기고 돈을 주조하여 나라 밖으로 실어낸다고 고발하는 자가 있었다. 관리가 조사해 보니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 결국 유죄로 판결되어 등통의 재산은 모조리 몰수되고 수만 금의 빚까지 지게 되었다.

효경제의 누이인 長公主(장공주)가 등통을 불쌍히 여겨서 그에게 재물을 내려 주었으나, 그때마다 관리가 재빨리 몰수해 갔다. 이제 등통은 비녀 하나도 몸에 지닐 수 없는 처지가 되었다.

결국 장공주는 빌려주는 것으로 해서 등통에게 입을 것과 먹을 것을 보내주었는데, 등통의 처지가 그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등통의 이야기는 ‘사기’ ‘佞幸列傳(영행열전)?에 실려 있는데, 거기에서 사마천은 다음 구절로 등통의 삶을 마무리 지었다.
“竟不得名一錢, 寄死人家.”(경불득명일전, 기사인가) “끝내 제 이름으로 된 돈 한 푼도 가지지 못한 채, 남의 집에 얹혀살다가 죽었다.”

등통은 자신이 찍어낸 鄧氏錢(등씨전)조차 한 푼 갖지 못하는 신세가 되어 남의 집에 빌붙어 살다가 죽었다. 관상쟁이가 말한 대로 가난해져서 굶어 죽은 셈이다. 그러나 그의 죽음은 관상 탓이 아니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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