덮을 개(艸-10) 하늘 천(大-1) 의지(丿-3) 장막 막(巾-11)
흔히 양육과 교육으로 자식이 똑똑해지기를 바라는데, 부모의 그 간절한 바람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대개는 그 바람대로 되지 않는다. 그것은 자식의 자질이 떨어지거나 부모의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애초에 눈길을 딴 데 두고 방향을 잘못 잡은 탓이다. 굳이 가르치지 않아도 똑똑한데 가르치려 한 것이 잘못이고, 똑똑하게 키우겠다면서 총명을 억누르는 짓을 한 것이 또한 잘못이다.
이는 갓난애나 어린애에게 타고난 聰明(총명)이 있음을 알지 못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옛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드리겠다. 옛날 중국 황제가 조선 사람들의 지혜를 시험하기 위해 조선의 왕에게 사신을 보내 요구했다. “하늘을 덮을 천막을 해 올려라!”
蓋天之幕(개천지막), 하늘을 덮을 천막이라니! 왕을 비롯해서 여러 신하들이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고심했지만, 결국 아무도 방법을 찾지 못했다. 결국 왕은 당시에 지혜롭기로 유명했던 암행어사 박문수에게 이 일을 해결하라고 명을 내렸다.
그런데 박문수도 달리 뾰족한 수가 없었다. 한참 고심하다가 길을 나섰는데, 갑자기 소나기가 내렸다. 어느 집 처마에 서서 비를 피하게 되었고, 마침 그 집 아이가 ‘九曲珠(구곡주)’라는 구슬에 실을 꿰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구곡주는 구슬 안에 아홉 개의 굴곡이 있어서 실을 꿰기가 무척 어려웠다. 그런데 아이는 한쪽 구멍에다 꿀을 바르고 개미의 허리에 실을 묶어 반대쪽 구멍으로 들여보내는 것이었다.
개미는 꿀을 찾아 아홉 굽이를 하나하나 통과해 나갔고, 아이는 손쉽게 구슬에 실을 꿸 수 있었다.
이를 본 박문수는 이 아이라면 중국의 황제가 내린 명령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자초지종을 말하고는 그 방법을 물었다. 그랬더니 아이는 대수롭지 않은 듯 씩 웃으며 말했다.
“그야 참 쉽지요. 중국 황제에게 하늘을 덮을 천막을 만들어 보낼 테니, 우선 하늘이 몇 평이나 되는지 재서 보내라고 하면 되잖아요!”
고전학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