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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73> 共其德也

타고난 덕과 함께한다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11 20:08:54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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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할 공(八-4) 그기(八-6) 덕덕(彳-12) 어조사 야(乙-2)

‘장자’ <경상초>의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兒子終日嗥而嗌不嗄, 和之至也; 終日握而手不掜, 共其德也; 終日視而目不瞚, 偏不在外也. 行不知所之, 居不知所爲, 與物委蛇, 而同其波. 是衛生之經已.”(아자종일호이익불사, 화지지야, 종일악이수불예, 공기덕야, 종일시이목불순, 편불재외야. 행불지소지, 거불지소위, 여물위사, 이동기파. 시위생지경이) “갓난애가 하루 내내 울어도 목이 쉬지 않는 것은 어울림이 지극하기 때문이고, 하루 내내 주먹을 쥐고 있어도 손이 저리지 않는 것은 타고난 덕과 함께하기 때문이고, 하루 내내 눈을 뜨고 보아도 눈을 깜빡이지 않는 것은 바깥 사물에 치우쳐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더라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머물러도 어디에 머무는지 모른 채 다른 사물과 어울리며 물결치는 대로 흘러간다. 이것이 자유로운 삶의 비결이다.”

사람은 누구나 덕을 타고난다. 그 타고난 덕이 곧 性(성), 본성인데, 맹자가 말한 性善(성선)도 이를 두고 한 말이다. 비록 다른 짐승과 달리 문명화된 세계에 태어난다 해도 사람 또한 자연의 존재요 자연의 생명으로 태어난다. 자연에서 한 치도 벗어나 있지 않다. 믿지 못하겠는가? 그러면 갓난애를 보라. <경상초>에서 말했듯이 하지 않는가? 대개의 부모가 갓난애를 기르면서 힘들어하는데, 그 까닭이 무엇일까? 갓난애는 타고난 덕, 자연의 품성을 고스란히 지니고 있는데 반해, 갓난애를 낳은 부모는 이미 그 덕을 잊은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른바 교육의 이름으로, 문화와 문명의 이름으로 강제되는 온갖 작위에 깊이 물든 바람에 갓난애의 모든 행위가, 자연을 그대로 따르는 그 행위가 신기하게 여겨질 정도로 낯선 것이다.
갓난애는 배고프면 먹고, 잠이 오면 자고, 깰 만하면 깨고, 먹은 대로 똥 싼다. 이 모든 행위가 정해진 때가 없이 그야말로 無作爲(무작위)로 이루어진다. 먹을 때, 일할 때, 잠잘 때가 정해져 있는 작위의 세계에 길든 사람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행위이다. 그러니 자연으로 사는 갓난애를 어떤 부모, 어떤 어른이 쉬 감당하겠는가.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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