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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67> 簡生忘死

삶을 가볍게 여기고 죽음을 잊어야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4-03 19:35:1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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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홀히 할 간(竹-12) 삶생(生-0) 잊을 망(心-3) 죽음 사(-2)

흔히 권력을 無所不爲(무소불위)의 힘이라 하며, 그 힘으로 하지 못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심지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도 말한다. 그렇다, 권력만 있으면 하지 못할 것이 없고 해내지 못할 일도 없다! 그러나 실제로 무엇이나 다 하고 또 해낸다는 뜻은 아니다. 권력은 남을 통제하고 남에게 강제하는 힘일 뿐, 스스로 무언가를 해내는 힘이 아니기 때문이다. 스스로 해내는 힘은 덕이지 권력이 아니다.

중국에서 최초로 통일 제국을 이룩한 秦始皇(진시황)을 보라. 그 앞에도 그 뒤에도 그만큼 막강한 권력을 쥐고 행사한 황제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 그가 편안하게 제위에 앉아서 천하를 호령하며 부귀를 다 누렸던가? 거대하고 호화찬란한 阿房宮(아방궁)을 짓게 하고 천하 곳곳에 그 못지않은 별궁들을 짓게 했으나, 그뿐. 편안하게 달디 단 잠을 몇 밤이나 잤을까? 제국 곳곳에서 올라오는 문서들을 읽느라 잠도 제대로 못 잤다는데, 천하를 무려 다섯 번이나 순행하느라 바빴던 그였는데.

황제라는 위세를 천하에 뽐내기는 했겠으나, 권력을 맘껏 누렸다고 말하기는 어려우리라. 오히려 권력에 혹사당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스스로 혹사당하고 있음을 깨닫지 못하고 생명 연장의 꿈에 부풀어 있었으니. ‘문자’ ‘自然(자연)’에서는 “簡生忘死, 何往不壽?”(간생망사, 하왕불수?) 곧 “삶을 가볍게 여기고 죽음을 잊는다면, 어디를 간들 장수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진시황은 그 이치를 전혀 몰랐다.
누구나 그러하지만, 특히 권력자나 부자는 삶을 무겁게 생각하고 죽음을 두려워한다. 막강한 권력을 쥐거나 막대한 재물을 가진 사람은 이미 권력과 재물에 집착하는 사람인데, 그것을 맘껏 휘두르고 쓸 삶을 어찌 가벼이 여길 수 있겠는가? 하물며 ‘천하통일’의 위업을 이루고 제국을 가진 진시황은 어떠했겠는가? 不老不死(불로불사)의 약을 애타게 구했던 것도 당연하다. 그러나 죽음은 그를 잊지 않아 순행하고 돌아오던 그를 수레 위에서 맞았으니, 그의 나이 50세!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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