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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62> 厚顔無恥

낯 두꺼워 부끄러운 줄 모르니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27 19:22:39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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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터울 후(厂-7) 얼굴 안(頁-9) 없을 무(火-8) 부끄러워할 치(心-6)

맹자는 “人不可以無恥. 無恥之恥, 無恥矣”(인불가이무치. 무치지치, 무치의) 곧 “사람이 부끄러워함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워함이 없음을 부끄러워한다면, 참으로 부끄러워할 일이 없으리라”라고 말했다. 이는 아이들을 향해서 한 말이 아니다. 부끄러운 짓을 일삼고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어른들, 특히 지배층 어른들에게 한 말이다.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더 총명해서 부끄러워할 짓을 좀체 하지 않으며, 하더라도 곧장 부끄러워할 줄 안다.

최근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서 어린아이의 출입을 금하는 ‘노키즈존’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아이들이 시끄럽게 굴거나 함부로 뛰어다니면서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준다면서 가게 주인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라고 하는데, 또 많은 어른이 이런 조치를 타당하다며 찬성하는데,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일까? 노자라면, 아이들을 바라보는 어른들의 시선이 얼마나 편협하고 왜곡되어 있는가가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태라고 말했을 것이다. 헌법 제27조 제4항은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고 선언하고 있다. 극악한 범행을 저지른 자라도 유죄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되어야 하는데, ‘노키즈존’은 아이들을 이미 유죄로 규정지은 것이므로 아이들의 기본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일어날지 알 수 없는 폐해 즉 불확실한 폐해를 예단하고 전제해 아이들의 자유와 행복할 권리를 확실하게 제한해 버렸으니, 이보다 차별적이고 반민주적인 일이 또 있을까?

사랑을 내세워 버릇이 없는 아이로 만들고, 내가 좀 불편하다고 아이를 소외시키고, 내 가게라는 소유권을 내세우며 아이를 차별하는 이들이 대체 누구인가?
아이들이 스스로 무례하고 무도한 짓을 하던가? 厚顔無恥(후안무치)한 어른들이여! 시끄럽고 버릇없게 굴 것이라는 구실로 아이들을 특정 공간에서 내쳐도 된다면, 침략과 전쟁, 폭행 따위 온갖 범죄를 끊임없이 저지르는 우리 어른들은 땅을 딛고 살아서는 안 된다. ‘이 지구에서’ 내쳐져야 마땅하리라!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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