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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61> 幼幼而長不長

아이는 아이다운데 어른은 어른답지 못하니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26 20:18:46
  •  |  본지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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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1일 오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씨가 광주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기 위해 출석할 때 인근 동산초등학교 학생들이 창문으로 내다보며 “전두환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리고 어린 학생 둘이 “전두환은 역사 왜곡 중단하라”와 “전두환은 5·18의 진실을 밝혀라”는 글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아이들이 무얼 알겠느냐며 어른들이 시켰을 것이라고 여기는 이가 많은데, 과연 그런가? 그때 보수단체 회원들이 그 광경을 보고 이 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밝혔는데, 실제로 지난 15일에 보수단체 회원들이 동산초등학교를 찾아가서 항의성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광주민주화운동을 무력 진압한 것으로 내란죄 및 반란죄 수괴 혐의로 유죄선고를 받은, 여든이 넘어서도 반성할 줄 모르고 고작 “이거 왜 이래?”라는 볼멘소리나 내뱉는 전두환 씨는 지지하면서 아이들의 행위를 ‘일탈행위’라 했다. 대체 누가 일탈행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단 말인가?

우리 사회에는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어!”라거나 “도대체 젊은 것들이 예의가 없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어른이 아직도 많다. 도대체 버릇이 무엇이며 예의가 무엇인지 알고나 하는 말일까? 주위를 돌아보라. 참으로 버릇이 없고 예의 없는 자가 누구인지. 아이나 젊은이인가, 아니면 어른인가? 속된 말로, 아이니까 버릇이 없고, 젊으니까 아직 예의가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 버릇이 없고 예의 없이 구는 건, 어떤 경우란 말인가?
‘논어’에서 공자는 “君君, 臣臣, 父父, 子子”(군군, 신신, 부부, 자자) 곧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답고, 아비는 아비답고, 자식은 자식다워야 한다”고 말했는데, 이는 당시 도리에 맞게, 상황에 알맞게 행동하는 어른, 어른다운 어른이 적었다는 뜻이다. 오늘날에도 자신의 무지와 무례를 알지 못하고 도리어 아이나 젊은이를 무지하다고 무례하다고 업신여기는 어른들이 적지 않다. “幼幼而長不長”(유유이장불장)이라. 아이는 아이다운데, 어른은 어른답지 못하구나!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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