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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60> 男唯女兪

아이들 모두 예, 예 하고 대답하라네

  • 국제신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9-03-25 19:29:53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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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내 남(田-2) 대답할 유(口-8) 계집 녀(女-0) 그렇다 할 유(入-7)

노자는 흥미롭게도 ‘含德之厚者(함덕지후자)’ 곧 품은 덕이 도타운 사람을 벌거벗은 갓난아기에 견주었다. ‘比於赤子(비어적자)’가 그런 뜻이다. 도대체 갓난아기에게서 무얼 보았기에 현자나 성인에 견주었을까? 노자가 말한 갓난아기는 젖먹이뿐만 아니라 대여섯 살 된 아이까지 포함한다고 말할 수 있는데, 어린아이를 自然(자연) 또는 天然(천연) 자체로 본 것은 놀라운 통찰이 아닐 수 없다. 어린아이를 이렇게 보는 시각은 옛날에도 오늘날에도 드물다.

유가의 경전인 ‘예기’의 ‘內則(내칙)’에 이런 내용이 나온다. “子能食食, 敎以右手. 能言, 男唯, 女兪. 男螌革, 女螌絲. 六年, 敎之數與方名.”(자능식사, 교이우수. 능언, 남유, 여유. 남반혁, 여반사. 육년, 교지수여방명) “아이가 밥을 먹을 수 있게 되면 오른손으로 먹도록 가르쳐라. 말할 수 있게 되면 사내아이는 ‘예’라고, 계집아이는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도록 가르쳐라. 사내아이는 가죽으로 띠를 하고, 계집아이는 실로 띠를 한다. 여섯 살이 되면, 숫자와 방위의 명칭을 가르쳐라.”

유가의 학문은 본디 周(주) 왕조 때 귀족 자제들이 반드시 익혀야 했던 六藝(육예), 즉 禮(예, 예법)·樂(악, 음악)·射(사, 활쏘기)·御(어, 수레 몰기)·書(서, 글쓰기)·數(수, 산술)를 바탕으로 한다. 이 여섯 가지는 귀족이 귀족다울 수 있도록, 달리 말하면 지배 계층으로서 민중과 차별화될 수 있도록 해주는 교양 과목이었다. 물론 어린아이에게 이를 가르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전혀 가르치지 않은 게 아니다.

‘내칙’은 어린아이에게 예법을 가르쳐야 함을 강조했는데, 이는 당시의 통념이었다. 그런데 그 핵심이 어른의 말이나 가르침을 어기지 않도록 하는 데 있었다. “男唯, 女兪”(남유, 여유)는 아이가 “예!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이르는데, 順從(순종)을 요구한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는 백지처럼 무지하며 의존적인 존재라는 것,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만 사람다운 사람이 된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노자는 이런 인식을 정면으로 거부한 셈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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