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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321> 挫銳解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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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9-01-23 20:31:20
  •  |  본지 3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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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을 좌(手-7) 날카로울 예(金-7) 풀해(角-6) 얽힐 분(糸-4)

‘문자’ ‘하덕’에서는 또 이렇게도 말했다. “天地之間, 一人之身也; 六合之內, 一人之形也.”(천지지간, 일인지신야; 육합지내, 일인지형야) “하늘과 땅 사이는 한 사람의 몸이며, 천지 사방의 안은 한 사람의 몸뚱이다.”

하늘과 땅 사이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하나의 기운 곧 도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므로 한 사람의 몸과 다름이 없다는 뜻이다. 이는 인간도 만물 가운데 하나일 뿐임을, 인간은 결코 만물보다 우위에 있는 신령한 존재가 아님을 분명하게 표현한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인간은 개나 소보다 나은 존재가 아니라는 뜻이다. 하물며 사람들 사이에 무슨 우열이 있을 수 있겠는가?

우열도 차별도 불평등도 天然(천연)이 아니며 自然(자연)이 아니다. 우열과 차별, 불평등 따위는 철저하게 人爲(인위)요 人工(인공)이다. 이런 이치가 신분의 구분이 엄연하고 확고했던 근대 이전에는 쉽게 간과될 수 있었다. 그런데 민주주의 시대라고 하는 오늘날에도 인간과 만물에는 우열이 있다며 차별을 정당화하고 불평등을 조장하는 사유와 언설들이 횡행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도나 이치를 꿰뚫어 보고 대중을 일깨워주려 한 이들은 언제나 소수였던 반면에 이성과 논리, 말재주로 제 잇속을 차리고 권력과 명예를 좇으며 대중을 속이는 지식인들은 늘 다수였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지식인을 매도할 수는 없으나, 그럼에도 비난을 피해갈 수 있는 이는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성의 칼날을 날카롭게 벼리면서 분란을 종식시키겠다고 나섰으면서도 도리어 분란을 일으키고 키웠던 이들이 그들 지식인이었기 때문이다.

예나 이제나 세상을 어지럽히는 자들은 지식이 없고 지성이 무딘 사람들이 아니다. 누구보다 날카로운 지성을 지녔다고 자부하는, 정확하게는 ‘착각하는’ 지식인들이 주범이다.
노자가 “挫其銳, 解其紛”(좌기예, 해기분) 곧 “날카로움을 꺾고 엉킴을 풀어야 한다”고 말한 대상도 그들이다. 대중은 그들의 교묘한 언행에 속아 넘어갈 뿐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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