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마(馬-0)보살 살(艸-14)마을 리(里-0)이길 극(儿-5)

축의 시대 이후로 인류가 찾아낸, 현재로서는 최상의 정치 형태가 민주주의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단순히 정치 형태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한낱 정치 형태에 지나지 않았다면, 지구는 이미 민주주의 국가들로 가득 차 있고 대부분 시민이 자유를 만끽하며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것은 민주주의의 근본과 미덕을 모르거나 간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 대통령으로 취임한 토마시 가리크 마사리크(1850∼1937)는 ‘체코슬로바키아 건국의 아버지’로 불린다. 이는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名實相符(명실상부)한 호칭이다. 400년간 이어진 외세의 지배를 끝내고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건국이념 위에서 독립국가를 세웠으며, 체코 민족과 국가가 나아가야 할 민주주의의 원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1993년에 나누어진 체코와 슬로바키아 두 나라에서 모두 그를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여기는 것도 그 때문이다.

馬薩里克(‘마사리크’의 중국어 표기)는 1935년까지 대통령으로 재임하면서 체코슬로바키아를 그 어떤 국가보다 안전하고 확고한 민주주의 국가로 만들었다. 그런 그가 “무엇이 위험에 처해 있느냐”는 물음을 받았을 때, 그의 대답은 이랬다. “민주주의는 국가의 한 형태일 뿐이거나 단지 헌법에 구현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삶을 바라보는 한 관점이고, 인류에 대한, 인간성에 대한 믿음이 필요하다. … 나는 이미 민주주의는 토론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진실한 토론은 사람들이 서로 신뢰하고 진실을 찾기 위해 공정하게 노력할 때에만 가능하다.”

마사리크가 말한 대로 민주주의는 삶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더 나아가 공존과 화해의 철학이다. 끊임없는 獨裁(독재)와 專制(전제)에도 민주주의의 불씨가 죽지 않고 되살아나는 까닭도 여기 있다. 그러나 인간에 대한 사랑, 믿음, 진실과 공정한 노력을 다하지 않는다면, 사악하고 간교한 자들의 세 치 혀에 놀아나 또 다른 위협과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1950년대 전 미국이 조셉 맥카시에 의해 휘둘렸던 것처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