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성 민(氏-1)곧 즉(刀-7)없을 무(火-8)꼴 형(彡-4)

“民莫之令而自均安”(민막지령이자균안) “민중은 아무런 명령이 없어도 저절로 고르게 편안해진다.” 이 얼마나 대단한 선언인가! 민중이 한낱 노예로 대접받고 민중 스스로도 그런 대접을 당연하게 여기던 시대에 노자는 민중에게 자율성과 자발성이 있음을 단언했다. 그런데 왜 통치자들이나 정치가들은 민중을 업신여길까? 민주주의 시대가 되었다고 하는 지금에도 민중은 그런 업신여김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심지어 개나 돼지 정도로 여기기까지 하는데, 이는 결코 시대착오적 사고가 아니라 몰지각이요 무자각이다. 사람이라면 지각이 있고 자각할 줄 알아야 하는데.

‘문자’ ‘道原(도원)’에 나온다. “夫無形大, 有形細; 無形多, 有形少; 無形强, 有形弱; 無形實, 有形虛. 有形者遂事也, 無形者作始也. 遂事者, 成器也; 作始者, 樸也. 有形則有聲, 無形則無聲; 有形産于無形, 故無形者, 有形之始也.”(부무형대, 유형세; 무형다, 유형소; 무형강, 유형약; 무형실, 유형허. 유형자수사야, 무형자작시야. 수사자, 성기야; 작시자, 박야. 유형즉유성, 무형즉무성; 유형산우무형, 고무형자, 유형지시야)

“무릇 꼴이 없는 것은 크나 꼴이 있는 것은 자잘하고, 꼴이 없는 것은 많으나 꼴이 있는 것은 적으며, 꼴이 없는 것은 강하나 꼴이 있는 것은 약하고, 꼴이 없는 것은 알차나 꼴이 있는 것은 비었다. 꼴이 있는 것은 일을 마치고, 꼴이 없는 것은 시작한다. 일을 마치는 것은 그릇을 이루고, 시작하는 것은 통나무다. 꼴이 있으면 소리가 있고, 꼴이 없으면 소리가 없다. 그러나 꼴이 있는 것은 꼴이 없는 것에서 생겨나므로 꼴이 없는 것이 꼴이 있는 것의 처음이다.”

고귀한 신분에 부귀와 영화를 누리면서 온갖 사치를 일삼으며 권세를 부리는 이들은 누가 보아도 눈에 띈다. 그들이 有形(유형)이다. 흔히 이런 유형을 크고 강하며 대단하게 여기지만, 실상은 반대다. 오히려 수는 많으나 그저 떼거리를 이룰 뿐이고 볼품도 없어 보이는 민중이 無形(무형)으로서 크고 강하며 알차다. 유형은 무형에서 잠깐 불거져 나온 것일 따름이다. 인류의 역사는 이를 증명하는 과정이었다. 민주주의는 불쑥 나온 것이 아니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