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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09> 無執故無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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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07 20: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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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을 무(火-8)잡을 집(土-8)까닭 고(攴-5)잃을 실(大-2)

아무리 뜻이 고상하고 정의롭더라도 그 뜻이 고집과 집착으로 변질되어서는 안 되는데, 大義名分(대의명분)이 분명할수록 더욱 固執不通(고집불통)인 경우가 많다. 스스로 내세운 대의와 명분에 사로잡히면 눈과 귀가 멀고 마음이 어두워진다. 귀와 눈이 밝은 것이 聰明(총명)인데, 귀와 눈이 멀어서야 무슨 일인들 해내겠는가? 대의로 일으킨 민란들이 왜 실패로 귀결되고 신선했던 혁명들이 왜 타락했겠는가?

‘문자’ ‘구수’편에 나온다. “夫目察秋毫之末者, 耳不聞雷霆爭聲, 耳調金玉之音者, 目不見太山之形. 故小有所志, 則大有所忘.”(부목찰추호지말자, 이불문뢰정쟁성, 이조금옥지음자, 목불견태산지형. 고소유소지, 칙대유소망) “무릇 눈으로 가을 터럭 끝을 살피다 보면 귀로는 우레가 치는 소리도 듣지 못하는 일이 있고, 귀로 악기 소리를 헤아리다 보면 눈으로는 태산 같은 거대한 형체도 보지 못하는 일이 있다. 그러므로 작은 데에 뜻을 두면 큰 데서 잊는 것이 있다.”

志(지)는 어떤 목표를 향하여 나아가려는 뜻이다. 뜻이 분명하고 확고할수록 그 방향과 목표에 대한 집중 또한 높다. 그러나 집중력이 높으면 그만큼 상황과 주변의 변화에 취약해진다. 위의 글이 그런 점을 잘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이런 뜻이 善意(선의)나 好意(호의)일수록 변화에만 둔감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의나 호의라는 점을 내세워 다른 사람의 조언도 듣지 않으려 한다. 독불장군이 되는 것이다.

흔히 ‘臨時變通(임시변통)’이라는 말을 부정적으로 쓰는데, 이는 지조나 절개를 지나치게 중시한 데서 나온 그릇된 인식이다. 말하자면, 변통을 變節(변절)로 간주하는 인식이 임시변통을 부정적인 행위로 몰아간 것이다. 임시변통은 때에 따라서 알맞게 바꾸어 통하게 한다는 뜻으로, 臨機應變(임기응변)과 다르지 않다.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한 전략이나 전술이라도 상황에 따라 운용해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다면 어찌 실패하지 않겠는가?

‘문자’ ‘부언’에서 “聖人無執故無失”(성인무집고무실) 곧 “성인은 꽉 쥐지 않으므로 잃는 일도 없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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