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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07> 爲而弗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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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05 19:4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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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위(爪-8) 어조사 이(而-0) 아닐 불(彳-5) 뻗댈 지(心-3)

만물은 爲(위) 곧 무언가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사람은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어떻게 해야 한다는 志(지) 곧 의지를 가진다. 이것이 만물과 다르다. 그 의지가 자연과 다른 문명을 꽃피웠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有爲(유위)의 산물이었다. 물론 문명에도 무위자연의 원리나 이치가 내재해 있지만, 문명의 옷을 입고 사는 사람들은 그러한 원리나 이치를 거의 느끼지 못한다. 노자가 만물은 “爲而弗志也”(위이불지야) 곧 “하면서도 뻗대지 않는다”고 말한 것은 이를 일깨워주기 위함이었다.

志(지)는 대개 긍정적인 의미로 쓰인다. 이 글자는 士(사)와 心(심)의 결합으로 되어 있어 대개 선비의 마음, 선비의 굳은 절개나 지조를 뜻한다고 말한다. 이는 다분히 유가적인 해석이다. 그런데 士(사)는 본디 ‘가다’는 뜻의 之(지)가 변형된 글자다. 따라서 志(지)는 마음이 가는 것을 뜻한다. 마음을 먹다, 뜻을 두다, 굳은 뜻을 지니다, 기억하다 따위의 의미로 쓰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의지는 무언가를 이루게 해주는 중요한 동력이기도 하지만, 상황의 변화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처음 먹은 마음이나 그 뜻을 끝끝내 고집하게도 한다.

즉, 어떠한 변화와 변경도 거부하고 뻗대고 버티는 마음으로 곧잘 변질된다. 개인이나 사회, 국가가 심각한 停滯(정체)를 겪거나 혼란에 빠지는 것은 대개 이미 결정한 사안, 이미 채택한 방식 또는 이미 지나간 것을 固守(고수)하려다가 빚어졌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대개 유가를 옛것을 고수하고 고집하는 학파로 여기는데, 오해다. ‘논어’ ‘子罕(자한)’편을 보면 “子絶四, 毋意, 毋必, 毋固, 毋我”(자절사, 무의, 무필, 무고, 무아) 곧 “공자는 네 가지를 끊었으니, 미리 헤아리는 일이 없었고, 반드시 해야 한다는 것이 없었으며, 굳이 버티는 일이 없었고, 내로라함이 없었다”라고 되어 있다.

공자는 반드시 해야 한다거나 굳이 버티는 일이 없었다는 말이다. 정치가로서 이룬 업적은 없어도 제자들을 키워 학파를 일으키고 교육자로서 사상가로서 후대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꼭 이러해야 한다며 뻗대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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