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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06> 不易自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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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04 19:36:11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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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닐 불(一-3)바꿀 역(日-4)저절로 자(自-0)그러할 연(火-8)

9-3(<205>)의 핵심은 ‘弗治(불치)’와 ‘弗志(불지)’ 그리고 ‘弗居(불거)’에 있다. 먼저 ‘불치’에 대해 말해보겠다. 본래 治(치)는 治水(치수)에서 비롯된 글자다. 黃河(황하) 주변에 살던 고대 중국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는 해마다 넘쳐서 마을과 전답을 휩쓸어가 버리는 강의 氾濫(범람)이었다. 당장에 목숨과 삶의 터전도 빼앗아가 버리지만, 농사까지 망쳐버려 간신히 살아남은 자들의 미래까지 간당간당하게 만들어버렸다. 그래서 치수는 천하의 치란 및 백성의 안위가 걸린 가장 큰일이었다. 堯(요) 임금이 치수의 실패를 들어 鯀(곤)을 추방한 것도, 禹(우)가 치수의 공적으로 제왕이 되어 夏(하) 왕조를 건국한 것도 모두 그 때문이다.

이처럼 치수의 治(치)는 백성에게도 중요하고 마땅한 일인데, 어찌 만물은 弗治(불치) 곧 ‘다스리지 않는다’고 하는가? 다스리지 않음이 좋다는 뜻 아닌가?

그렇다! 그러면 왜 다스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는가? 이 구절의 주어가 무엇인지 보라! 萬物(만물) 곧 온갖 것들이다. 애초에 인간들의 손길에서 멀리 벗어나 저 스스로 존재하고 살아가는 그런 것들이다. 만물 가운데 어떤 것이 인간의 손길을 바랄까?

다스릴 治(치)가 분명 治水(치수)에서 나왔고, 물을 다스린다는 것은 그대로 물길, 자연의 길을 다스린다는 뜻이었다. 그래서 치수는 비록 인공적인 사업이지만 자연의 길을 거슬러서는 될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에서 곤의 실패와 우의 성공이 갈라졌다. 그런데 다스림이 인간 세상의 통치와 관련해서 쓰이면서 처음의 그 물길, 자연의 길에서 점차 벗어나 작위와 위선의 다스림으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노자가 목도한 시대의 통치와 정치는 바로 그러한 다스림 곧 ‘변질된 치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문자’ ‘道原(도원)’에서 “以治國則亂, 以治身則穢”(이치국즉란, 이치신즉예) 곧 “나라를 다스리면 어지러워지고, 몸을 다스리면 더러워진다”라고 말한 이유다.
그렇다고 다스림을 아예 배제하라는 뜻은 아니다. ‘문자’에서 말했듯이 “不易自然”(불역자연) 즉 “저절로 그러한 이치를 바꾸지 말라”는 뜻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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