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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204> 約法三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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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9-02 19:38:38
  •  |  본지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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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일 약(糸- 3)법 법(水 - 5)석 삼(一 - 2)글 장(立 - 6)

진 제국을 이어 들어선 한나라 때에는 黃老學(황로학)이 유행했다. 황로는 黃帝(황제)와 老子(노자)를 가리킨다. 사마천은 ‘사기’에서 황제를 중국 고대 역사에서 최초의 제왕으로 서술하고 있다. 창과 방패 쓰는 법을 알았고 오곡을 심었으며 사방의 경계를 조사하고 측량한 인물로, 최초로 통치 행위를 한 제왕인 셈이다. 그를 노자와 결합한 것이다.

따라서 황로학은 노자의 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治國論(치국론) 또는 통치론이며, 그 요체는 淸淨無爲(청정무위)다. 청정무위란 마음을 비우고 고요히 있으면서 억지로 일을 꾀하거나 벌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청정무위를 내세우는 황로학이 한나라 때 유행하게 된 것은 전국시대 이래로 끊이지 않았던 전란에 지배 계층과 백성 모두 지쳐 있었기 때문이다. 진 제국이 비록 천하를 통일하며 전쟁을 종식시켰지만 불과 15년 만에 멸망했고, 그 15년도 촘촘하고 번다한 법망이 관리들과 백성 모두를 옭죄며 괴롭히는 세월이었으니, 한시라도 편안할 틈이 있었겠는가?
한고조 유방이 진나라 수도 함양을 함락한 뒤에 그곳의 父老(부로)와 호걸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약속했다. “부로들과 약속하건대, 법은 세 조항만 남길 것입니다. 사람을 죽인 자는 죽이고, 사람을 다치게 하거나 물건을 훔친 자는 그에 따라 처벌할 것입니다. 나머지 진나라의 법은 전부 없앨 것이니, 관리와 백성은 모두 제자리에서 옛날처럼 편안하게 지낼 것입니다. 제가 온 것은 부로들을 위해 해악을 없애기 위함이지 포악한 짓을 하려는 것이 아니니,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이때 말한 세 조항의 법을 ‘約法三章(약법삼장)’이라 하는데, 진 제국의 가혹한 법령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나중에 ‘천자문’에서는 “何遵約法, 韓弊煩刑!”(하존약법, 한폐번형) 즉 “소하는 약법을 따랐고, 한비자는 번거로운 형벌에 죽었다”고 표현했다. 소하는 유방의 참모이자 한나라 건국의 일등공신으로, 약법삼장을 바탕으로 九章律(구장률)을 제정했다고 한다. 한비자는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인물로, 동문수학했던 李斯(이사)에 의해 진나라에서 죽임을 당했다. 법의 이름으로!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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