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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198> 觀象玩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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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6 19:49:48
  •  |  본지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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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필 관(見-18) 모양 상(豕-5) 가지고 놀 완(玉-4)점 점(卜-3)

‘주역’의 爻象(효상)은 만물이 움직이고 변화하는 것을 본떠서 만들어졌다. 이를 철학적으로 해석한 것이 ‘繫辭傳(계사전)’ 상편과 하편인데, 하편을 보면 “효는 만물의 움직임을 본받은 것이다”라고 하면서 “爻象動乎內, 吉凶見乎外”(효상동호내, 길흉현호외) 곧 “효상은 안에서 움직이고 길흉은 밖으로 드러난다”고 했다. 만물의 변화 원리를 이미지로 나타낸 것이 효상이고, 이 효상을 바탕으로 길흉의 여부를 점치는 것이 ‘주역’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주역’ 하면 특정한 사안에 대해 점을 쳐서 길인지 흉인지 알게 해주는 책으로만 여긴다. 괘를 뽑고 길흉을 논하는 데에만 관심을 기울일 뿐, 변화의 원리를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는 그다지 마음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변화의 원리를 아는 것 자체가 길하여 이롭다는 사실을 모르고, 길흉과 利害(이해)가 따로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리라. 그렇다면 이는 ‘주역’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계사전’ 상편에서 말한다. “君子居則觀其象而玩其辭, 動則觀其變而玩其占. 是以自天祐之, 吉无不利.”(군자거즉관기상이완기사, 동즉관기변이완기점. 시이자천우지, 길무불리) “군자는 머물면 그 상을 살펴서 그 풀이를 음미하며, 움직이면 그 변화를 살펴서 그 점을 음미한다. 그러므로 하늘이 그를 도와 길하여 이롭지 않음이 없다.”

“풀이를 음미한다”와 “점을 음미한다”는 말은 길흉을 판단한다는 뜻이 아니다. 왜 그런 풀이를 했는지, 왜 그런 점이 나왔는지 이유와 원인을 알려고 한다는 뜻이다. 설령 凶卦(흉괘)가 나왔더라도 그 이유와 원인을 안다면, 피할 길도 생기지 않겠는가? 한 번 뽑은 괘의 길흉에 매여서 기뻐하거나 괴로워하는 것은 그 자체로 흉하고 해로운 일이다. 그 괘가 보여주는 것이 한때의 상황일 뿐임을 알지 못하고 지속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며, 또 그 괘가 바로 나와 만물의 변화하는 관계 속에서 나온 것임을 여전히 알지 못한 채 길흉을 가져다주는 존재가 따로 있는 것처럼 여기기 때문이다. 요컨대 변화에 둔감하고 그 원리에 무지한 채로 자신을 내버려 두는 상태가 지속될 것이므로 흉하고 해롭다는 말이다.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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