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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천구의 도덕경…민주주의의 길 <196> 焉知生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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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8-08-23 19:5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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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언(火-7) 알 지(矢-3) 살 생(生-0) 죽음 사(-2)

다음은 ‘죽간본’ 9-2다. “有亡之相生也, 難易之相成也, 長短之相形也, 高下之相盈也, 音聲之相和也, 先後之相隨也. 是以聖人居亡爲之事, 行不言之敎.”(유무지상생야, 난이지상서야, 장단지상형야, 고하지상영야, 음성지상화야, 선후지상수야. 시이성인거무위지사, 행불언지교)

“있음과 없음은 서로 낳아주고, 어려움과 쉬움은 서로 이루어주며, 긺과 짧음은 서로 꼴을 이루고, 높음과 낮음은 서로 채워주며, 목소리와 악기 소리는 서로 어우러지고, 앞과 뒤는 서로 따른다. 이러하므로 성인은 억지로 함이 없는 일을 하고, 말하지 않는 가르침을 베푼다.”

易(이)는 쉽다는 뜻이다. 盈(영)은 가득 차다, 그득하다는 뜻이다. 본래 音(음)은 목소리와 가락을 이룬 소리를, 聲(성)은 악기 소리와 가락을 이루는 낱낱의 소리를 가리킨다. 隨(수)는 따르다, 좇다는 뜻이다.

앞서 9-1<192회>은 통념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데, 그 근저에는 ‘앎’의 문제가 깔려 있다. ‘皆知(개지)’ 곧 사람이 모두 안다고 하는 것이 과연 분명하고도 참된 앎일까? 그게 아니라 내가 보고 듣고 느껴서 아는 것이 참된 앎일까? 대체 앎이란 무엇일까?

그런데 노자는 ‘앎’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앎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말하려 하지 않는다. 사실 앎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었고 지금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동서고금 수많은 철학자와 사상가가 앎의 문제를 다루었다가 끝내 명확하게 정의 내리지 못하고 물러섰다.

어느 날 제자 자로가 “敢問死”(감문사) 즉 “죽음에 대해 여쭙겠습니다”라며 물었다. 이에 공자가 대답했다. “未知生, 焉知死?”(미지생, 언지사?) “삶도 아직 모르는데, 어찌 죽음을 알겠느냐?”
공자가 겸손해서 삶에 대해 아직 모른다고 말한 것이 아니다. 그는 참으로 삶을 몰랐다. 그대는 아는가? 우리는 모두 죽음도 삶도 모른다. 이러저러한 것에 대해 ‘안다’고 말하지만, 정작 물으면 무어라고 말하지 못한다. 아마 우리가 가장 분명하게 아는 것은 ‘모르고 있다’는 것 아닐까?

고전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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