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 인(人-0)받을 수(又-6)기운 기(气-6)어조사 우(二-1)하늘 천(大-1)

‘문자’ ‘九守(구수)’에 나온다. “人受氣于天者. 耳目之于聲色也, 鼻口之于芳臭也, 肌膚之于寒溫也, 其情一也. 或以死, 或以生; 或爲君子, 或爲小人, 所以爲制者異.”(인수기우천자. 이목지우성색야, 비구지우방취야, 기부지우한온야, 기정일야. 혹이사, 혹이생; 혹위군자, 혹위소인, 소이위제자이)

“사람은 하늘로부터 기운을 받은 존재다. 귀와 눈이 소리와 색에 반응하는 것, 코와 입이 냄새와 맛에 반응하는 것, 살과 살갗이 추위와 더위에 반응하는 것은 모두 똑같다. 그런데 이것으로 어떤 사람은 죽고 어떤 사람은 살며, 어떤 사람은 군자가 되고 어떤 사람은 소인이 되는데, 그것은 잡도리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사람의 감각기관이 외물에 반응하는 것, 그리하여 아름다운 소리에 귀 기울이거나 향기에 코를 킁킁대거나 맛난 음식에 군침을 삼키거나 추위에 떨거나 더위에 땀을 흘리는 것 따위는 모두 자연스런 일이다. 그런데 어떻게 해서 이러운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하며 군자가 되기도 하고 소인이 되기도 하는 것일까? 타고난 감각기관으로 반응하는 일은 자연스럽지만, 그것은 기본적인 욕구를 채우는 데서 그칠 때 그렇다는 말이다.

우리 몸은 적당하게 먹어도 충분하고 추울 때는 따뜻하게 입으면 만족한다. 그럼에도 식욕을 주체하지 못하거나 더 맛난 것을 먹으려 애쓰기도 하고, 비싸고 화려한 남의 의복이나 가방을 시샘하며 자신도 그런 옷을 입으려고 무리하게 빚을 내기도 한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눈이나 귀 따위 감각기관이 외물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것을 마음이 잡도리하지 못해서 그렇다.

외물에 이끌리는 것은 결코 감각기관의 탓이 아니다. 감각기관의 반응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그러나 그 반응이 과도해지면 더 이상 자연스럽지 않다. 분명히 말해서, 자연스럽지 않다! 이런 부자연스러움은 절제와 만족을 모르는 데서 비롯된다. 자신의 마음과 감각기관, 외물의 관계에 대한 무지가 무절제와 불만족, 나아가 탐욕까지 일으킨다. 노자는 잔꾀나 간교함을 경계했지, 무지를 권장하지 않았음을 잘 새겨두라.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