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 토(土-0)머물 처(虍-5)아래 하(一-2)물 수(水-0)흐를 류(水-6)

왜 군자는 다투는 일이 없을까? 군자는 덕을 갖추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덕은 남과 다투어 이겨야 갖추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잡도리함으로써 얻어진다. 굳이 다툰다면, 그 자신과 다툰다. 외물에 휘둘리거나 도리에 어긋난 짓을 하려는 자신과 다툰다.

길이 아니면 가지 않고 이치에 어긋나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거기에는 남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남과 다툴 일도 없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도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스스로 돌아보아서 그릇됨이 없도록 할 뿐이다.

군자라고 해서 어찌 벼슬길에 나서고 싶지 않겠는가? 어찌 정치를 맡아 하고 싶지 않겠는가? 그가 덕을 쌓는 것은 그 덕으로써 천하 사람들을 다독여 주고 편안하게 해주며 잘 살 수 있게 해주고 싶기 때문이다.

그저 덕이 좋아서가 아니며 제 홀로 도덕적으로 올바른 삶을 살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러나 남과 다투어서 자리를 얻으려 하지 않으며, 남을 누르고 올라서려고 하지 않는다. 그것은 군자의 길이 아닐 뿐더러 참된 정치의 길을 걷게 해주지도 못하기 때문이다.

‘문자’ ‘符言(부언)’에 나온다. “得在時, 不在爭; 治在道, 不在聖. 土處下, 不爭高, 故安而不危; 水流下, 不爭疾, 故去而不遲. 是以, 聖人無執故無失, 無爲故無敗.”(득재시, 불재쟁; 치재도, 불재성. 토처하, 불쟁고, 고안이불위; 수류하, 불쟁질, 고거이불지. 시이, 성인무집고무실, 무위고무패)

“얻음은 때에 있지 다툼에 있지 않으며, 다스림은 도에 있지 성스러움에 있지 않다. 흙은 낮은 데에 있으면서 높은 곳을 다투지 않기 때문에 안정되고 위태롭지 않다. 물은 아래로 흐르면서 빨리 가려고 다투지 않기 때문에 떠나가면서도 더디지 않다. 이런 까닭에 성인은 집착하지 않으므로 잃는 일이 없고 억지로 함이 없으므로 그르치는 일이 없다.”

산을 보라. 위로 올라갈수록 설 자리는 좁아지고, 정점에 이르면 매우 좁다. 그리고 불안정하고 위태롭다.

권력 또한 마찬가지다. 반면에 아래로 내려가 보라. 내려갈수록 넓고 안정되다. 땅이 그렇고 강과 바다가 그렇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