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할 호(女-3)물을 문(口-8)곧 즉(刂-7)넉넉할 유(衣-7)

湯王(탕왕)이 夏(하)나라의 폭군인 桀王(걸왕)을 내쫓고 商(상) 왕조를 열 때, 그를 보좌한 인물로 仲虺(중훼)가 있었다. 아직 탕왕이 실존 인물이었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그를 보좌한 중훼 역시 실존 인물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탕왕이나 중훼가 허구적 인물이라 하더라도 그들의 언행이 역사서에 기록되어 있고 또 후대의 정치에서 중시되었으므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서'의 '仲虺之誥(중훼지고)'에 나온다. "德日新, 萬邦惟懷; 志自滿, 九族乃離. 王懋昭大德, 建中于民. 以義制事, 以禮制心, 垂裕後昆. 予聞曰, '能自得師者王, 謂人莫己若者亡. 好問則裕, 自用則小.'"(덕일신, 만방유회; 지자만, 구족내리. 왕무소대덕, 건중우민. 이의제사, 이례제심, 수유후곤. 여문왈, '능자득사자왕, 위인막기약자망. 호문즉유, 자용즉소.')

"덕이 날로 새로워지면 온 나라가 따를 것이고, 마음이 자만해지면 구족이 떠날 것입니다. 왕께서 힘써 큰 덕을 밝히셔서 백성에게 중용의 도를 세우십시오. 올바름으로 일을 바로잡고, 예의로써 마음을 잡도리하시어 후세에 넉넉한 삶을 남겨주십시오. 제가 들으니, '스스로 스승을 얻는 자는 왕 노릇하고, 남은 자기만 못하다고 여기는 자는 망한다. 묻기를 좋아하면 넉넉해지고, 자기 뜻대로만 하면 작아진다' 했습니다."

탕왕이 걸왕을 내쫓고 하나라를 멸망시킨 일은 이른바 易姓革命(역성혁명)이었다. 그러나 당시에 신하가 군주를 내쫓는 일이 과연 정당한가에 대한 비난의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중훼는 역성혁명의 정당화는 새로운 군주가 어떤 정치를 펼치느냐에 달렸음을 잘 알고 있었다. 과거 정권이 폭정을 일삼았음을 부각시키는 한편, 새로운 왕조의 비전을 확실하게 제시할 필요성이 절실했다. 그리하여 뭇 사람들 앞에서 탕왕이 가야할 길을 간곡하게 제시했는데, 그게 '중훼지고'다. 위의 글은 그 가운데 일부인데, 바로 '德日新(덕일신)'을 강조하고 있다.

군주나 관리는 백성이 우러러보는 자리에 있으므로 그들에게 덕이 있는지 없는지 쉽게 드러나고 또 알려진다. 그 덕에서 정치가 나오기 때문이다. 중훼는 덕을 새롭게 하는 데에 긴요한 방법 두 가지를 언급했다. 스승을 얻는 일과 묻기를 좋아하는 일이다. 이는 공자도 강조하고 중시했다. '논어' '述而(술이)'에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삼인행, 필유아사언. 택기선자이종지, 기불선자이개지) 곧 "세 사람이 길을 걸으면, 반드시 그 안에 내 스승이 있다. 좋은 것은 가려내서 따르고, 좋지 못한 것은 고칠 일이다"라고 한 말이 나온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