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잡을 정(宀-5)너 이(而-0)밟을 리(尸-12)

수신의 요체는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마음이 어지러워지는 것은 자신의 감각기관을 잡도리하지 못하여 바깥 사물에 휘둘리기 때문에 빚어지는 일이다. 진나라에 길을 빌려주었다가 나라를 망하게 한 우공이나 여인에게 빠지고 권력에 눈이 멀어 자신뿐만 아니라 일족까지 죽임을 당하도록 만든 춘신군이나 모두 감각기관이 바깥 사물에 휘둘렸다.

흔히 사람들은 남이 당하는 그런 비참한 일을 보고는 "나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다!"고 장담한다. 우공이나 춘신군도 그렇게 장담하지 않았을까? 그럼에도 그 말로는 처참했다. 어쩌면 덕이 없거나 모자라기에 호언장담했고, 그 때문에 외물에 휘둘리며 마음이 어지러워져도 알아채지 못했으리라. 날마다 새롭게 함은 곧 스스로 잡도리하여 마음이 어지러워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다. 이것이 수신의 목표이면서 치국평천하의 발판이다. 자신이 외물에 휘둘리면서 대체 누구를 다스릴 수 있으며, 누구를 새롭게 할 수 있겠는가? "또 날로 새롭게 하라"는 '又日新(우일신)'에는 그런 뜻이 담겨 있다.

'관자'의 '宙合(주합)'에 나온다. "'可正而視,' 言察美惡, 別良苦, 不可以不審. 操分不雜, 故政治不悔. '定而履,' 言處其位, 行其路, 爲其事, 則民守其職而不亂, 故葆統而好終. '深而迹,' 言明墨章畫, 道德有常, 則後世人人循理而不迷, 故名聲不息."('가정이시,' 언찰미악, 별양고, 불가이불심. 조분부잡, 고정치불회. '정이리,' 언처기위, 행기로, 위기사, 즉민수기직이불란, 고보통이호종. '심이적,' 언명묵장획, 도덕유상, 즉후세인인순리이불미, 고명성불식)

"'바르게 살펴라'는 좋음과 나쁨을 알고 뛰어남과 못함을 구별하려면 자세히 살피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제대로 구분하여 뒤섞지 않으므로 정치를 해도 후회할 일이 없다. '단단히 밟고 걸으라'는 주어진 자리에서 가야 할 길을 걸으며 해야 할 일을 한다면 백성도 제 직분을 지켜 어지럽히지 않으므로 가닥이 잡히고 끝도 좋다는 말이다. '자취를 깊게 남겨라'는 법도를 밝게 드러내며 도를 따르고 덕을 한결같이 지니면 후세에도 사람들이 이치를 따르며 헤매지 않을 것이므로 명성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유가의 정치는 법가와 달리 백성을 법령과 형벌로써 제재하는 것보다 교화로써 바른 길로 이끄는 것을 중시한다. 교화는 백성이 군주나 관리를 본보기로 삼아 마음으로 따르며 스스로 바르게 되는 일이다. 그러므로 군주나 관리가 자신을 잡도리하지 못한다면, 교화는 이루어질 수 없다. 교화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유가의 정치도 성립되지 않는다.

고전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