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 이(人-3) 더울 열(灬-11) 다스릴 치(氵-5) 더울 열(灬-11)

덥다. 연일 무더위가 계속돼 모두가 녹초상태다. 初中伏(초중복)이 지나고 말복이 버티고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연일 수은주를 치솟게 하는 것은 중국 三皇(삼황) 중의 하나인 여름과 불의 신 炎帝(염제)가 심술을 부리기 때문일까. 아니 하늘은 높은 데나 낮은 데나 공평하게 더위를 내리지만, 고르지 못한 땅 세상에서 찬바람 도는 에어컨 아래 더위를 못 느끼는 사람이 있고, 염천 속 더위 먹는 사람이 나온다. 하지만 '오뉴월 더위에는 암소 뿔이 물러 빠진다'라고 한 음력 오뉴월이 얼마 안 남았으니 공평한 서늘함의 기대를 하게 된다.

무더위를 이기기 위해서는 열을 가지고(以熱) 열을 다스린다(治熱)는 말을 많이 쓴다. 몸에 열이 날 때 땀을 낸다든지 더 뜨거운 차를 마셔서 이겨낸다든지 하는 것이 열로 열을 다스린 경우다. 한방에서 더우면 몸 안이 차가와지는데 찬 기운을 따뜻한 음식으로 데우면 더위를 이겨낼 수 있다고 하여 복날 전후로 蔘鷄湯(삼계탕)이 불티가 난다.

어떠한 상황에 대응해 그것과 같은 수단을 이용한다는 말은 고사는 따르지 않고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비유로 많이 사용돼 왔다. '朝鮮王朝實錄(조선왕조실록)'에 실린 한 예를 보자. '병신년에 역적을 다스리면서 이열치열의 방법을 썼기 때문에 그래도 남아난 자들이 있는 것이니, 만일 혹시라도 이수치열의 방법을 썼더라면 아마 남아난 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어찌 오늘날 소통시킬 사람이 있겠는가(丙申治逆 以熱治熱 故猶有存者 若或以水治熱 則人將無餘 豈有今日之疏通乎/ 병신치역 이열치열 고유유존자 약혹이수치열 즉인장무여 기유금일지소통호).' 같은 방법으로 대응하지 않았다면 더 큰 피해가 있었을 것이란 내용이다. 正祖(정조) 17년 조에 나온다. 중국에서는 같은 뜻으로 오랑캐로 오랑캐를 제지한다는 以夷制夷(이이제이, <180>회)나 독으로써 독을 제거한다는 以毒攻毒(이독공독)의 고사가 있다.

더위가 오뉴월이 지나도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이번 주 부산 울산 지역에 대부분 폭염주의보가 내려졌고 본격 휴가철인 8월 초순까지 낮 최고기온이 33도를 오르내리는 가마솥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세계적으로도 기상관측사상 올해가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이라고 세계기상기구(WMO)가 예상했다. 중동과 인도서는 50도가 넘었다고 하니 가히 살인적 더위다. 한낮의 햇볕을 피하면서 더위를 열로 이기는 방법을 찾을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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