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신(示-5) 장인 공(工-0) 귀신 귀(鬼-0) 도끼 부(斤-4)
어떤 일을 정확히 맞춘다거나 재주가 기막히게 뛰어날 때 귀신같다고 한다. '귀신이 곡할 노릇'은 재주가 너무나 뛰어나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못 따라갈 것 같은 경지를 비유하는 말이다. 이 성어는 귀신이 도끼로 빚어 만든 것 같이 정교한 조각, 공예품이나 웅대한 건축 등을 말할 때 사용된다. 사람이 이룬 솜씨가 너무나 훌륭하여 입신의 경지에 들었다고 칭찬하는 것이다. 鬼斧神工(귀부신공), 神工鬼力(신공귀력), 神畵鬼刻(신화귀각)란 말도 같은 뜻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 莊周(장주)가 쓴 '莊子(장자)'는 우주 본체를 寓言寓話(우언우화)로 설명하며 종횡무진인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데 外篇(외편)의 達生(달생)편에 이 성어가 나온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魯(노)나라에 실력이 아주 뛰어난 목수가 있었다. 이름이 叫慶(규경)이었지만 사람들은 梓慶(재경, 梓는 가래나무 재)이라 불렀다. 그는 나무를 정성 들여 깎아 악기를 만들었는데 기막힌 재주에 그것을 본 사람마다 귀신의 솜씨 같다고 감탄했다(梓慶削木爲鐻 鐻成見者驚猶鬼神/ 재경삭목위거 거성견자경유귀신). 鐻는 악기걸이 거. 노나라의 왕이 귀신같은 솜씨에 무슨 비법이 있는지 묻자 재경이 다른 재주는 없고 일을 시작하기 전 부정을 피하게 먼저 齋(재)를 지내는 것이 약간 다를 뿐이라고 대답했다. 사흘간 마음을 닦고 나면 상이나 벼슬 같은 생각이 없어지고, 닷새가 지나면 비방이나 칭찬에 대한 걱정이 사라지며, 이레가 지나면 자신의 사지가 있는 것조차 잊는다. 그 이후 산으로 들어가 모양이 갖춰진 나무를 찾아 일을 시작하면 하늘의 뜻으로 이런 솜씨를 보이게 된다고 했다. 마음을 잘 닦아야 하는 것이 재주보다 먼저라는 말이다.
'건축의 신'이라고 불리는 안토니 가우디의 작품이 서울의 예술의전당에서 11월까지 전시되고 있다. 19세기 스페인의 위대한 건축가이자 예술가인 가우디는 바르셀로나의 사그라다 파밀리아('성 가족'이라는 뜻) 성당 등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작품만 모두 7개를 남겼다고 하니 장자가 말한 귀신의 솜씨라 할만하다. 국제기능올림픽에서 참가했다 하면 금메달을 휩쓸어 오는 한국 대표단의 솜씨도 못지않다. 지난주 끝난 브라질 대회서 금메달 12개로 1위를 차지한 한국은 1967년 이후 28번 참가하여 19번이나 종합우승을 차지했다고 하니 귀신도 놀랄 재주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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