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해(氵-7)아닐 불(一-3)날릴 양(扌-9)물결 파(氵-5)
'만물의 근원은 물이다'라고 탈레스가 말했다. 물의 고향은 바다다. 바다는 지표의 4분의 3을 차지하는 방대한 규모다. 직접 서식하고 있는 생물은 육지보다 많아 바다에 인류의 미래가 있다고 한다. 전번 泰山不讓土壤(태산불사토양, 2월10일 자)에 대구로 나왔던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으므로(河海不擇細流/하해불택세류)' 그 깊이를 이룰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바다가 화를 내면 무시무시하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났다 하면 대형 피해다. 모쪼록 화내지 않게 달래야 한다.
바다에 작은 파도도 일지 않아 잔잔하다는 뜻의 이 성어는 임금의 선정으로 백성이 편안함을 이른다. 중국 고대의 夏(하)와 商(상)을 이어 3代(대)를 이루는 周(주)나라의 成王(성왕) 때였다. 왕의 숙부인 周公(주공)이 어린 성왕의 즉위 때부터 섭정을 맡아 동생들이 일으킨 반란을 진압하고 제도문물을 정비하여 태평성대를 이루었다.
孔子(공자)는 그를 후세의 중국 황제들과 대신들이 모범으로 삼아야 할 인물로 격찬하며 주공을 꿈에 못 본 것이 몸이 쇠약해진 때문이라고 한탄할 정도였다.
이러니 이웃나라에서도 우러러보고 찾아와 조아렸다. 오늘날 베트남 지역에 있던 越裳氏(월상씨)란 나라의 사신도 먼 길을 찾아와 진귀한 흰 꿩을 바쳤다. 주공이 이렇게 먼 나라에서 왜 조공을 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묻자 사신이 답한다. 그는 고국의 노인들이 '하늘에 폭풍우가 몰아치지 않고 바다에 해일이 일지 않은지 어언 3년이 되었구나(天之不迅風疾雨也 海之不波溢也 三年於玆矣/ 천지불신풍질우야 해지불파일야 삼년어자의)'하며 이는 필시 중국에 성인이 났기 때문인데 어찌 뵙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해서 왔다고 했다. 漢(한)나라 사람 韓嬰(한영)이 詩經(시경) 해설서로 쓴 '韓詩外傳(한시외전)'에 나온다.
바다의 계절 휴가철을 맞아 바다의 도시 부산에서는 해수욕장마다 운집한 해수욕객들로 그야말로 人山人海(인산인해)다. 송도와 송정해수욕장은 엊그제 바다축제가 끝났지만, 해운대는 한창이고 광안리와 다대포는 개막을 기다린다. 아무튼 모든 바다행사가 파도가 잔잔하게 무사히 잘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나아가 찌든 생활에 활력이 돋아 해불양파가 되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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