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닐 불(一-3) 같을 약(十十-5)
더불어 여(臼-7) 무리 중(血-6)

孟子(맹자)·梁惠王章句(양혜왕장구) 下(하)의 1장이다.

"(맹자가) 말했다. '적은 사람과 더불어 음악을 연주해 즐거워하는 일과 많은 사람과 더불어 음악을 연주해 즐거워하는 일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즐겁겠습니까?' (왕이) 말했다. '많은 사람과 더불어 하는 것만 못할 것입니다'. 曰: 與少樂樂, 與衆樂樂, 孰樂. 曰: 不若與衆(왈: 여소악락, 여중악락, 숙락. 왈: 불약여중)"

齊宣王(제선왕)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은 맹자가 왕을 만나 사실 여부를 묻자, 齊宣王은 부끄러워하면서 자신은 선왕의 음악이 아닌 세속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한다. 맹자는 음악은 다 같은 것이라며 왕의 질문을 유도한다.

不若은 ∼만 못하다, ∼와 같지 않다는 뜻이다. 비슷한 문형으로 莫如∼, 莫若∼가 있는데, ∼만 같은 것이 없다는 뜻이다. 與는 더불어, ∼와의 의미로 쓰였다. 少는 적은 사람, 衆은 많은 사람이라는 뜻이다.

앞서 맹자의 "왕이 음악을 지극히 좋아한다면, 제나라는 아마도 치세에 가까울 것입니다 王之好樂甚, 則齊其庶幾乎"라는 말에서 좋아한다(好)와 지극히(甚)의 의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齊宣王이 클래식보다 유행음악을 좋아한다고 말한 것은 개인적인 음악적 嗜好(기호)이다. 그러나 맹자의 '음악을 지극히 좋아한다'와 '음악을 연주해서 즐거워한다'는 말은 음악을 많은 사람과 나눔으로써 음악의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禮樂(예악)을 중시했던 공자는 음악도 가려서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맹자는 어떤 음악을 듣느냐보다는 누구와 어떻게 듣느냐가 더 중요하며, 즐거움은 나누면 배가 된다는 말처럼 백성과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줄 아는 것이라는 말을 하고 있다.

인제대 외래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