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겸 작가 유병재가 '말하는 대로'에서 신랄한 정치 풍자를 펼쳤다.

	(사진제공=JTBC)

JTBC '말하는 대로'에서는 서울 강남대로에서 말로 버스킹을 하는 하상욱 유병재 박준영 변호사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첫 번째 주자로 시민들 앞에 선 유병재는 "거창한 이야기 대신 삶에서 겪은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겠다"고 입을 열었다. 유병재는 "최근 자주 든 생각이 있었다. 나는 어쩌면 나를 제일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작가와 연예인 두 가지 인생을 동시에 사는 것에 대한 아이러니함을 고백했다.

이어 유병재는 "내가 진짜 싫어하는 모습. 저런 모습은 닮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 모습이 어느새 내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걸 본 적이 있다"며 "지난 대선 때 저희 부모님이 1번을 그렇게 좋아하셨다. 이유를 여쭤보니 아버님은 지금 대통령님이 아들과 같은 대학을 나왔다고 좋아하시더라. 아들이 잘 됐으면 하는 막연한 마음에 그렇게 생각한 거다. 저는 같은 이유로 얼마 전에 자퇴했다"고 말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놀라는 시민들에게 유병재는 곧바로 "사실 농담이다. 요즘 이런 걸로 농담하면 국감 받더라"고 말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사실 학점 때문에 자퇴했다. 승마라도 배워둘 걸 그랬다"고 또 한 번 꼬집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유병재는 "우리 어머니가 그분이 불쌍하다고 하시더라. 근데 제가 볼 때는 우리 엄마가 더 불쌍하다. 우리 엄마는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더 가난한 집으로 시집오고, 몇 년 동안 시아버지 똥 기저귀 가시고, 남편은 만날 집에서 놀고, 빚쟁이들 만날 쫓아오고. 공장 식당 보조 가정부 할 것 없이 다 하고. 그런데도 사는 게 너무 힘드니까 어린 아들 앞에서 '나는 내일 아침이 안 왔으면 좋겠다' 이런 이야기도 하셨다"며 "엄마가 그분이 불쌍하다고 하시는 걸 보고 태어나 처음으로 버럭 화냈다"고 털어놨다. 이어"엄마가 더 불쌍하게 힘들게 살아왔는데 누가 누굴 동정하냐고 말이다. '조금 이기적으로 살라고 사람 그렇게 함부로 동정하면 안 된다고, 그분은 우리나라 대표이고 국민들만 생각하고 스스로 판단하는 훌륭한 분 아니냐. 누가 조종하는 것도 아닌데 왜 불쌍해하냐'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유병재는 "나는 정치적 얘기를 하는 게 어떤 사명감 때문이 아니라 재밌어서 하는 거다. 소재가 재미있다. 그런데 앞으로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었다. 최근 어버이 연합으로부터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조카에게 요즘 과외를 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빨래하다'의 '빨'은 종북좌파 빨갱이 할 때 빨. '그런대'는 '대'가 아니고 '데'다. 쿠데타 할 때 '데'. 동생이 언니한테 '일해라 절해라'하면 안 된다? 이건 맞다. 일도 하고 절도했으니까"라고 시원한 풍자를 이어가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여기서 그칠 유병재가 아니었다. 그는 "애들은 질문이 많다. 조카가 나한테 '삼촌, 공부는 왜 열심히 해야 돼냐'고 물었다. 그래서 난 '좋은 대학 들어가려고'라고 답했다"라며 "그런데 또 좋은 대학교에 들어가면 뭐하냐고 물어 좋은 회사를 갈 수 있다고 말했고 질문이 꼬리를 물어 좋은 회사를 가면 좋은 동네에 살 수 있다고, 좋은 동네에 살면 좋은 친구를 사귈 수 있고 그런 친구를 사귀면 연설문을 직접 안 써도 된다고 얘기해줬다"고 전했다. 버스킹을 들은 시민들은 오히려 유병재를 걱정했다. 한 여성은 유병재에게 "걱정이 안 되냐"고 물었다. 이에 유병재는 "방송 일을 시작했을 때 나름대로의 신념이 '오늘만 살자'였다. 왜냐면 연예인의 삶은 파리 목숨이다. 그럴 거 그냥 하루하루 충실히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며 살자는 게 제 신념이다"고 소신을 밝혔다.

버스킹을 마친 유병재는 함께 출연한 변호사에게 '고소당하는 것 아니냐'며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여 끝까지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이영실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