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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부산 해운대구 웨스틴조선 그랜드볼룸에서 부울경 정책협의회가 열 가운데 전재수(가운데) 부산시장이 부울경 초광역 협력 공동선언문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부산 울산 경남 광역단체장이 8일 민선 9기 출범 이후 처음으로 회동하며 ‘초광역 협력’에 한목소리를 냈다. 전재수 부산시장, 김상욱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부산에서 만나 정책협의회를 연 뒤 ‘행정구역 경계를 넘어 경제권과 생활권을 하나로 연결하고, 대한민국을 넘어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으로 도약하는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부울경은 수도권 일극체제 극복과 상생발전을 위해 ‘맞춤형 초광역 추진체계’ 로드맵을 마련하고, 미래 먹거리를 담은 ‘6개년 초광역 발전전략’을 수립한다. 또한 3대 메가프로젝트와 연계해 첨단 조선·해운, 미래모빌리티 혁신제조, 우주항공·방산, 차세대 원전·에너지 등 핵심 성장엔진을 본격 육성하며, 광역철도망 공동 추진으로 ‘부울경 1시간 생활권’을 완성한다. 중앙정부 권한·재정 이양 확대에 함께 힘쓴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공공기관 2차 이전과 관련한 협력은 지난주 정부가 발표한 350여 개 공공기관 추가 이전 계획과 맞물려 관심을 끌었다. 전날 김 시장은 별도 기자회견에서 “가스·석유공사 통합본사가 울산에 오고, 해양수도로 도약하는 부산에 울산항만공사가 흡수 통합돼도 수용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겨냥한 지자체 유치전에서 동남권 공조가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감이 커지는 대목이다. 부울경은 이날 고용노동부와 함께 ‘부울경 광역이음 프로젝트’ 출범식도 열었다. 조선 자동차 기계부품 등 산업을 전통적으로 공유해 온 부울경이 일자리 생태계도 개별 지자체를 벗어나 단일 권역으로 구축, 하나의 고용권으로 나아가겠다는 취지다.
부울경 행정통합 또는 특별연합(메가시티) 관련 이견이 좁혀지지는 않았으나, 초광역 협력 재개의 물꼬가 트인 것만으로도 유의미한 진전이라 할 수 있다. 민선 7기 ‘부울경 메가시티’가 민선 8기 단체장 교체로 사실상 무산되고 ‘부경 행정통합’으로 선회했던 선례가 있는 데다, 민선 9기 부산 울산은 여당, 경남은 야당으로 단체장 소속이 갈리면서 광역 협력이 또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었다. 이런 우려를 깨고 당파를 초월한 연대에 뜻을 모았다는 점에서 이번 합의는 더욱 주목된다.
부울경은 이날 제시한 목표가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총력을 다해야 한다. 먹는 물 문제나 공공기관 이전, 공동사업 재원 분담 등 협력 과정에서 발생할 갈등을 선제적으로 조율하고 주민의 정책 체감도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3개 시·도 상설 협의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부울경이 초당적 협력으로 수도권 과밀화와 지방소멸 위기를 돌파하고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서겠다고 용단을 내린 만큼, 정부 역시 파격적인 행·재정적 지원으로 응답해야 할 것이다. 내년에 신설되는 2조8000억 원 규모의 ‘지역균형발전 특별회계 초광역계정’이 지자체 초광역 연대의 든든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