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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융산업노조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을 반대하는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가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을 발표하면서 한국산업은행(산은) 부산 이전 논의도 다시 불붙었다. 정부는 지난 3일 수도권 공공기관 350여 개를 대상으로 올 4분기 중 이전 계획을 확정하고 내년부터 이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2005~2019년 1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으로 150곳, 종사자 5만 명이 수도권을 떠나 지방에 정착한 데 이어 2차 이전이 내년부터 본격화하는 것이다. 법무부 성평등부 등 중앙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작업도 내년 상반기부터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는 2차 중앙행정기관 우선 이전 대상에서는 빠졌으나 올해 4분기 확정 고시 때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2차 행정·공공기관 이전 계획이 속도전에 들어가면서 산은 이전도 정책 의제로 다시 부상했다. 구체적 로드맵이 나온 건 아니지만 물밑 작업은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정부 발표 전날 전재수 부산시장은 국민의힘 부산시당과의 예산정책협의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산은 부산 이전이)거의 다 왔다”고 언급해 상당한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산은은 국토부가 2023년 5월 ‘부산 이전 공공기관’으로 지정·고시했으나 3년 넘게 답보 상태다. 부산으로 옮기려면 ‘본점을 서울에 둔다’는 산은법을 바꿔야 하는데 개정안이 장기간 국회 계류 중이다. 정부의 이번 발표를 계기로 조속한 법 개정을 통해 산은 부산 이전을 위한 최종 이전 계획 수립·고시 등 후속 절차가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하겠다.
이런 가운데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4일 정부의 국책은행 지방 이전 추진 방침에 반발해 대규모 총파업 집회를 연 것은 유감스럽다. 노조는 “금융산업 집적 효과를 고려하지 않은 이전 논의는 국가 금융경쟁력을 훼손할 뿐 지역균형발전의 해법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융 집적을 이유로 서울에 남아야 한다는 논리는 궁색하기 짝이 없다. 부산은 2009년 서울과 함께 대한민국 양대 ‘금융중심지’로 지정된 금융집적지다.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 핵심 금융기관이 이미 결집한 부산에 산은이 더해진다면 더 강력한 금융 거점이구축된다. 이는 지방주도 산업 경쟁력을 높여 지역균형발전을 앞당기는 결정적 동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까지 부산으로 이전, 금융도시 기반을 완성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정부의 공공기관 이전 추진은 수도권 일극체제를 타파해 ‘서울 블랙홀’이 야기한 부동산 문제, 저출생, 지방소멸 등 국가 위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고심이다. 노조도 무조건적인 반대에서 벗어나 시대적 대의에 책임 있게 답해야 한다. 특히 이날 집회에 여야 국회의원이 참석해 힘을 보탠 모습은 매우 부적절하다. 당정청이 하나 되어 추진해야 할 국정과제에 여당 의원들까지 동조해 어깃장을 놓는 건 납득하기 어렵다. 21대 국회 때 법안을 폐기했던 행태를 재발의된 22대에서까지 반복하려는 건 아닌지 국민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