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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중동전쟁 여파로 5월(3.1%)과 6월(3.2%) 두 달 연속 3%대를 찍었다가 7월(2.8%) 2%대로 내려왔으나 다시 3%대로 반등한 것이다. 석유류 가격은 14.2% 올라 7월(15.5%)보다 상승폭을 줄였고, 농축수산물은 7월 0.9% 상승에서 2.6% 하락으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물가가 다시 3%대로 오른 건 작년 SK텔레콤이 해킹 사태 보상으로 8월 한 달간 2000만 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에게 통신요금을 절반으로 깎아준 영향이 컸다. 이 기저효과로 지난달 ‘휴대전화료’ 품목이 26.7%나 오른 것이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3.4% 높아진 점도 한몫했다. 부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7%로 7월(2.6%)보다 소폭 올랐다.
정부는 휴대전화요금 감면 기저효과가 없었다면 실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5% 수준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정부는 이처럼 ‘물가 안정세’에 방점을 찍지만, 지난달 말 기준금리를 백투백(연속) 인상한 한국은행은 ‘계속되는 고물가’를 경고한다.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면서 “기저효과 소멸로 지난달보다는 낮아지겠으나 여전한 중동전쟁 불확실성 등으로 이달 소비자물가도 근원물가를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물가는 서민·취약계층에게 더 큰 충격파로 다가온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2분기 국내 가구의 식비 지출액은 월평균 89만1000원으로 1년 전보다 3.3% 올랐는데, 하위 20~40%에 해당하는 2분위 가구의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6.9% 급증해 전체 평균보다 2배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서민음식 김밥은 ‘한 줄 4000원’ 시대에 다가가는 중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부산의 김밥 한 줄 평균 가격은 3543원으로, 전년 동월 3371원보다 5.1% 치솟았다.
정부는 물가 안정이 곧 민생대책이라는 각오로 실효성 있는 관리에 나서야 한다. 당장 3주 앞으로 다가온 추석 명절의 장바구니 물가 안정이 시급하다. 여름 이상기후로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큰 상황에서 이른 추석까지 겹치며 오징어 배추 등 농축수산물 가격이 벌써 들썩인다. 정부는 1030억 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최대 40~50% 할인 판매를 지원하고, 19가지 명절 성수품을 18만3000t 공급할 방침이다. 소상공인·중소기업에 명절 자금 43조4000억 원도 지원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같은 물가 안정 민생대책이 국민 삶에 체감되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형일 재경부 1차관은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물가를)확실하게 잡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자는 명절물가 안정을 정책 수행능력을 검증받을 첫 번째 시험대로 엄중히 인식하고 사력을 다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