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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의 시작

권순철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권순철 부산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과 교수
  •  |   입력 : 2023-07-17 18:52:4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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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의 시대가 왔다. 이제까지의 젠트리피케이션은 구도심이 활성화되며 부동산 가치가 상승해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유입되어 저소득층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말했다. 새롭게 등장한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 바닷가 주거지의 침수 위험을 높여 부유층이 안전한 고지대로 이동함으로써 기존 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말한다. 즉 젠트리피케이션의 원인이 기후변화인 것이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의 마이애미는 기후 젠트리피케이션의 대표적인 도시이다. 마이애미는 미국의 휴양지이자 부자 동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더욱 강력해진 허리케인의 내습으로 인해 재난으로부터 삶의 안정성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이 일상이 되어 마이애미의 부유층은 안전을 위해 고지대로 옮기려고 한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은 현실에서도 느낄 수 있다. 장마철이 시작된 요즘 단시간 동안 전국 곳곳에서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고 댐의 월류와 산사태로 대피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기온이 섭씨 1도 가까이 오르면 공기 중 수증기의 양이 증가하며 폭우의 확률이 높아진다. 온난화를 일으키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지난해 425ppm으로 1999년 관측 이후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메탄의 농도 또한 2011ppb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이산화탄소의 특성상 대기 중 수명이 200년 이상인 점을 주목하면 온난화로 인한 재해는 앞으로 더 극심해질 것이다.

필자는 재난 영화를 즐겨 본다. 그중 ‘2012’는 퀄리티 있는 CG와 더불어 몰입감으로 인상 깊게 본 영화 중 하나이다. 인류 멸망의 징조를 알게 된 세계 각국의 정부가 전 지구적 재난에서 인류를 지키기 위해 극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우연히 이를 알게 된 잭슨은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는 어쩌면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는 내용의 재난 영화다. 비현실적 요소가 가득하지만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준비한 극비 프로젝트가 거대한 방주였다는 장면을 봤을 때의 놀라움을 잊지 못한다. ‘노아의 방주’가 떠오르기도 한 이 장면은 지각이 이동하며 대륙 이동 정도에 따라 엄청난 해일이 세계를 덮쳐버린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재난으로 세상이 물 바다가 될 수도 있다는 상상력에 힘을 보태주기도 한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온난화가 일으키는 여러 문제 중에서도 치명적이다.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를 막기 위해 배수로 공사, 펌프 설치, 간척 사업 등을 진행할 수 있으나 결코 영구적이지 않다. 지구 온도의 상승은 어떻게 해수 온도의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일까. 해수의 온도가 상승하면 바다에서는 열팽창 현상이 일어난다. 바다의 부피가 팽창하면 자연스레 해수면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산업화 이후 지난 100년간 전 세계의 해수 평균 온도는 섭씨 0.55도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해수 온도가 1도 상승하면 부피는 0.05% 증가하고 해수면은 2m 상승한다. 해소되지 않는 지구의 열기에 해수의 온도 상승 속도는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이라 볼 수 있다.

햇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춰주는 빙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녹으며 햇볕을 흡수하고 지구온난화는 가속화되는 굴레에 있다. 빠르게 녹고 있는 알프스산맥의 빙하에 스위스 독일 이탈리아 등의 국가들은 알프스산맥의 얼음을 보호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다. 그중 하얀색 방수포를 덮어 빙하를 보호하는 방법도 제안이 되었으나 이는 국가 당 연간 1조 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가며 일시적인 효과밖에 내지 못한다.

어릴 적 미래도시 그리기 대회를 하면 하늘을 나는 차, 해저 도시가 꼭 등장하곤 했다. 이런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만든 영화 ‘아바타’에서는 2129년의 미래 지구를 온실가스로 뒤덮인 세계로 그린다. 상상이지만 현실적이고 그렇기에 무섭다. 인간의 상상력으로 그려낸 미래사회가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시기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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