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도청도설] 탈옥수 신창원

  • 강춘진 기자 choonjin@kookje.co.kr
  •  |   입력 : 2023-05-23 19:24:25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20세기 말 신창원 부산교도소 탈옥사건은 우리 사회를 뒤흔들었다. 신출귀몰한 방법으로 교도소를 벗어나 907일간 벌인 그의 도주 행각은 무수한 이야기를 뿌렸다.

1989년 3월 저지른 강도살인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은 신창원은 1994년 부산교도소로 이감돼 복역했다. 그가 탈옥한 것은 1997년 1월이었다. 노역장에서 구한 실톱날 조각으로 하루 20분씩 2개월간 화장실 쇠창살을 몰래 잘랐다. 마침내 쇠창살 2개가 끊어지자 감방을 빠져나와 외벽 환기통을 타고 1층으로 내려왔다. 끊은 쇠창살로 20m 정도 떨어진 교도소 내 신축 중이던 교회 철담장 밑 언 땅을 파내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고, 그곳에서 주운 밧줄을 타고 외부로 통하는 펜스를 넘어 교도소를 빠져나갔다.

신창원은 탈옥을 위해 15㎏가량 몸무게를 줄였으며 감시의 시선을 회피하고자 오랜 기간 모범수로 지냈다. 교도소를 벗어난 그는 500m 떨어진 화훼 농가로 침입해 옷과 자전거를 훔쳐 구포사거리까지 간 뒤 택시를 타고 서울로 잠입했다. 이후 4만여 ㎞ 거리를 도주하면서 훔친 현금과 차로 생활했다. 체포 직전 경찰관들의 추격을 따돌린 것만 6회나 된다. 곳곳에서 출몰한 신창원 검거에 실패한 경찰서에서는 불명예 퇴직자들이 생겼다.

현상금이 1000만 원에서 당시 정부 수립 이후 사상 최고액인 5000만 원으로 올라가면서 신고가 많아졌다. 시민 신고로 검거된 신창원을 부주의로 놓친 경찰 측에서 현상금을 못 주겠다고 하자 소송이 벌어졌다. 신고자는 대법원 판결로 5000만 원을 다 받아냈다. 결국 1999년 7월 전남 순천에서 또 다른 시민 신고로 체포된 신창원 현상금은 두 번 지급된 셈이다. 체포 때 신창원은 “편해요, 그냥”이라는 말을 남겼다.

재수감된 신창원은 2004년 중졸, 고졸 검정고시에 연달아 합격하며 다시 한번 화제를 모았다. 학사학위를 준비 중이었던 2011년 8월 감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다 뇌손상을 입었다. 신창원이 지난 21일 또다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는 소식이다. 한동안 관심에서 멀어졌던 ‘희대의 탈옥수’가 새삼 떠오를 만하다.

신창원 자신은 교도소를 나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래도 소년범들을 상담해 범죄를 막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난 정말 평범한 사람들이 부럽다.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사는….” 그의 일기장에 있는 글이다. 평범한 삶이 신창원의 가장 큰 꿈이었을 수도 있겠다.

강춘진 수석논설위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3. 3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4. 4[근교산&그너머] <특집> 추석 연휴 가볼 만한 둘레길 4선
  5. 5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6. 6늦여름 담양대숲 청량하다, 초가을 나주들녘 풍요롭다
  7. 7“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8. 8‘교섭’‘헌트’‘존윅4’ 극장서 놓친 작품 즐기고, ‘무빙’ 몰아볼래요
  9. 9부산시 생활임금 심의 투명성 높인다
  10. 10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1. 1구속 피한 이재명…여야 ‘검찰 책임론’ 두고 극한대치
  2. 2구속 피했지만 기소 확실시…李 끝나지 않은 사법리스크
  3. 3여야, 이균용 대법원장 임명안 내달 6일 표결키로
  4. 4국힘 ‘여론역풍’ 비상…민주 공세 막을 대응책 고심
  5. 5檢 2년 총력전 판정패…한동훈 “죄 없단 뜻 아냐, 수사 계속”
  6. 6위증교사 소명돼 증거인멸 우려 없다 판단…李 방어권에 힘 실어
  7. 7부산 민주당, 전세사기 유형별 구제책 촉구
  8. 8부산시민 52.8% “총선 때 尹정부에 힘 싣겠다”
  9. 9[부산시민 여론조사]한동훈 28.1%, 이재명 27.4%…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박빙
  10. 10이재명 영장 기각…법원 "증거인멸 우려 없고 범죄 소명 됐다고 보기 어려워"
  1. 1부산형 급행철도(BuTX) 이어 가덕철도망도 속도전
  2. 2주가지수- 2023년 9월 27일
  3. 3BPA, 항만 근로자 애로사항 청취
  4. 4부산지역 백화점 추석 연휴 교차 휴점
  5. 5어린이 메뉴부터 추석 특선까지… 윈덤 그랜드 부산 미식 프로모션
  6. 6"최근 5년간 '추석 전기화재' 554건…오전 10~12시 최다"
  7. 7국제유가 13개월 만에 최고…국내 휘발유 ℓ당 1800원 근접
  8. 87월 부산 인구 1231명 자연감소…경북 등 제치고 전국 1위
  9. 9추석 뒤인 10월, 부산에서 1115가구 분양
  10. 10부산 사업장 뒀던 한국유리공업, 'LX글라스'로
  1. 1[단독]현직 부산 북구의원,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
  2. 2알짜직장 적은 부산, 임금도 노동시간도 바닥권
  3. 3“강과 산 모두 있는 부산 북구, 다양한 재난대비 훈련”
  4. 4부산시 생활임금 심의 투명성 높인다
  5. 5[영상]'명절 연휴가 무서워요', 거리에 유기되는 반려동물들
  6. 6안전한 등굣길 시동…부산시 스쿨존 차량펜스 설치 기준은?
  7. 7오늘의 날씨- 2023년 9월 28일
  8. 8지인에게 빌린 수술비·투석비용 지원 절실
  9. 9추석 연휴 고속도로 ‘오후 3~6시’ 조심해야…최근 3년 교통사고 1위
  10. 10사천에 아이들 놀이공간인 '장난감 도서관' 내년 개관
  1. 1부산의 금빛 여검객 윤지수, 부상 안고 2관왕 찌른다
  2. 2행운의 대진표 여자 셔틀콕 금 청신호
  3. 3한가위 연휴 풍성한 금맥캐기…태극전사를 응원합니다
  4. 4‘요트 전설’ 하지민 아쉽게 4연패 무산
  5. 5럭비 척박한 환경 딛고 17년 만에 이룬 은메달
  6. 65년 전 한팀이었는데…보름달과 함께 AG여자농구 남북 맞대결
  7. 7사격 러닝타깃 단체전 금 싹쓸이…부산시청 하광철 2관왕
  8. 8한국 수영 ‘황금세대’ 중국 대항마로 부상
  9. 9구본길 4연패 멈췄지만 도전은 계속
  10. 10김하윤 밭다리 후리기로 유도 첫 금 신고
우리은행
강동진의 도시이야기 [전체보기]
‘싱가포르다움’을 위한 그들의 선택
우리는 제1부두를 맘대로 할 자격이 없다
과학에세이 [전체보기]
과학자들의 소통방식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기고 [전체보기]
대통령의 ‘서울·부산 2개 성장 축’ 실현되려면
안전한 세상에서 아동은 꿈을 펼칠 수 있습니다
기자수첩 [전체보기]
교권회복 시킨다더니…교육부, 교사 집단연가에 으름장
‘고삐 풀린’ 부산 분양가 괜찮나
김갑수의 생각 [전체보기]
꼰대세상
파격적 세대교체를 소망한다
김석환의 이미 도착한 미래 [전체보기]
‘달’ 대신 ‘손가락’만 보세요
세계는 지금, 반도체 전쟁 중
김용석의 시사탐방 [전체보기]
양말 뒤집어 신기
‘학생의 날’이 있다면
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전체보기]
자연과 인간을 잇는 원초적 매개체
무대 밖으로 뛰쳐나온 예술
뉴스와 현장 [전체보기]
PK는 목마르다
이젠 팬이 원하는 감독을 보고 싶다
도청도설 [전체보기]
3위가 목표인 대회
부산형 급행철도
박상현의 끼니 [전체보기]
명란과 옹기
시즈오카의 녹차 젤라또
사설 [전체보기]
이재명 영장 기각…여야는 사과하고 정치하라
부산 영도에 들어설 도시재생 거점 기대한다
세상읽기 [전체보기]
명절 때 나눌 치매 예방 이야기
역사 전쟁과 자유론
이상이 칼럼 [전체보기]
실손의료보험 청구간소화와 의료민영화
간호법 제정안과 지역사회 보건의료
이해인 수녀 '기도의 창가에서' [전체보기]
해인의 서랍에서
친구에게 추천하는 두 권의 책
이홍의 세상현미경 [전체보기]
독일을 보면서 곱씹어보는 교훈
골짜기 세대
인문학 칼럼 [전체보기]
불편한 제의
사적 공간의 미학
장병윤의 대안 모색 [전체보기]
야만의 과학
밥의 길, 쌀의 미래
전호환의 두잉세상 [전체보기]
베로나 아레나 오페라 페스티벌
글로컬대학 30, 성공은 총장 리더십에 달렸다
차재원의 정치평설 [전체보기]
잼버리 파행을 부산엑스포 전화위복으로!
민주당이 ‘노무현 정신’을 되살리려면
최태호의 와인 한 잔 [전체보기]
화해의 와인
와인, 스토리텔링
특별기고 [전체보기]
수산업 몰락 재촉하는 후쿠시마 방사능 선동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가 비과학적인 이유
하순봉의 음악이야기 [전체보기]
12음기법
바이로이트 음악축제
황정수의 그림산책 [전체보기]
화가 장욱진이 온다
황창배의 ‘곡고댁(哭高宅)’
CEO 칼럼 [전체보기]
세계박람회와 벡스코 제3전시장
우리가 몰랐던 지역의 잠재력과 성장성
  • 맘 편한 부산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