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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세이] 에너지 위기와 에너지 안보 전략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명예회장

  • 남승훈 ㈔출연(연)과학기술인협의회총연합회 명예회장
  •  |   입력 : 2022-12-12 20:08:15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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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이다. 2022년은 끝을 향해 가지만 현재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전쟁과 전염병·에너지난·기후 위기 등과 같은 악재는 끝을 알 수가 없다. 지난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주고 있다. 천연가스를 틀어쥐고 있는 러시아는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을 잠가버리고 ‘에너지의 무기화’를 선택했다. 러시아의 통제로 올겨울 가스 난방 대란이 우려되는 유럽연합은 시민에게 ‘추운 겨울을 보내자’고 독려하는 상황이다. 에너지 위기는 많은 곳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에너지 위기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한국의 에너지 해외 의존도는 93%에 이른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비용은 한화로 181조 8675억 원이나 된다. 더욱이 올해는 에너지 가격이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올해 3분기 에너지 수입액은 이미 지난 1년 동안 수입한 금액을 상회했다. 게다가 한국의 친환경 에너지 이용률은 현저히 낮다. 영국의 정책 연구소인 엠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주요 국가들의 평균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3%였다. 이에 비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4.7%. 세계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런 이유로 한국의 세계 에너지 안보 순위는 130위에 그쳤다.

한국과 독일의 산업 구조는 모두 에너지 집약적이고 수입 의존적이기에 에너지 안보는 양국에 매우 중대한 사안이다. 그러나 한국과 독일의 에너지 안보 수준은 매우 다르다. ‘에너지 자립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럽연합은 탄소중립과 더불어 에너지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면서 에너지의 전환과 자립을 동시에 추진해 왔다.

우리도 위기를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더욱 복잡해지고 심각해지는 에너지 보안 강화를 위해 한국 실정에 맞는 ‘그린에너지 사회’ 구축이 필요하다. 대안으로 신에너지 정책 실행과 순환 경제 기반 에너지 정책인 ‘공정 그린 에너지 정책’을 제안한다. 다음은 정책에 대한 실행 방안이다.

첫째, 수소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이다. 국내 지리 및 기후 환경 여건상 태양광, 풍력 등에 비해 비교적 대량 생산이 가능한 신재생에너지는 수소에너지이다. 수소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생산 기술뿐만 아니라 운송 저장 에너지 변환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두 번째,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Waste-to-energy 기술 개발 지원과 에너지소비 제로를 지향하는 친환경 건축 제도를 도입하여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동시에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세 번째, 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에너지믹스 개선이다. 에너지믹스란 다양한 에너지원을 활용하여 에너지 공급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이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신재생에너지 천연가스 수소에너지 등이지만 수급 한계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속적 수급이 가능한 원자력을 중심으로 여러 종류의 에너지를 융합하여 에너지 공급 불안정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네 번째, 그린에너지 인프라를 경제성장동력 및 에너지자립원으로 확보해야 한다. 그린에너지는 태양 풍력 파력 등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고 생산되는 환경친화적 에너지를 말한다. 그린에너지 생산·저장·수송·발전·활용 전주기 인프라 구축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에너지원 확보 및 인프라 기술 선점에 나서야 한다.

1970년대 석유파동 당시 우리도 에너지 위기 직격탄을 맞은 바 있다. 1979년 국내 물가 상승률은 무려 30%에 이르렀고 원유 가격이 4배나 올라 승용차 운행을 제한하기도 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지금이 더 큰 위기라고 경고한다. “오일쇼크 때는 석유만 부족했다. 그러나 지금은 석유 가스 전기 등 모든 에너지가 부족한 상황이다. 올해 에너지 대란이 과거 오일쇼크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될 것이다.”

한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도 큰 전환점을 맞이해야 한다. 에너지 위기 속에서 에너지 패권에 휘둘리지 않을 국가 대계 마련이 시급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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