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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BTS, 10년 만의 휴가

  • 국제신문
  •  |   입력 : 2022-09-27 19:31:06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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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병역 문제가 화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BTS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할지 여부입니다. 대체복무란 ‘국위를 선양하고, 문화창달에 기여한’ 예술·체육 특기자가 현역 입영 대신 병무청장이 정한 분야에서 2년10개월 동안 복무하는 것을 말합니다.

개인적으로 BTS는 대체복무보다 현역 입영이 옳습니다.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고, 스타로서의 생명력을 훨씬 오래 유지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형평성 문제는 의외로 간단치 않습니다. 시사저널이 시사리서치에 의뢰해 9월 2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남성 54.9%, 여성 62.2%가 BTS의 대체복무에 찬성했습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반대여론이 높았던 연령층이 있습니다. 그것도 ‘군에 가야 한다’는 의견(66.7%)이 ‘대체복무를 해야 한다’는 의견(30.8%)을 압도합니다. 어떤 연령층인지 눈치채셨습니까. 바로 만 18~29세 연령층이었습니다.

입대를 앞두고 있거나 병역 의무를 마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연령층에서는 BTS가 국익을 선양한 것과 병역의무는 별개라고 생각합니다. 대중문화예술인이 순수예술인과 달리 대체복무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형평성의 문제와 BTS가 대체복무로 병역의무를 해결하는 형평성의 문제를 별개로 봅니다.

사실 병역특례제도 자체가 논란이 많습니다. 국민정서 반영이라는 명분으로 즉흥적 결정도 이루어집니다. 2002년 한일월드컵축구 16강과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때 전격적으로 병역특례가 주어졌습니다. 지금 어떻게 됐습니까. 2007년 12월 해당 규정들이 삭제됐습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병역특례는 시행 불과 1년 만에 백지화된 것입니다. BTS 병역특례 역시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BTS 구성원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청년층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벌써 병역특례 제도에 대중예술인을 포함시키는 문제가 공론화됐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고 입영이 임박해서야 거론되고 있으니 마치 BTS를 위한 일회용 병역특례 논의처럼 되어버리는 것입니다. BTS 구성원에게도 불편한 상황입니다. 한류와 K팝 열풍을 감안하면 제2, 제3의 BTS가 나올 수 있고, 병역특례가 또 거론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정부나 정치권에서 논의해야 할 것은 BTS 병역특례 여부가 아니라 병역특례 제도 자체에 대한 재검토입니다. BTS가 입대로 인해 연예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반드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BTS에게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2013년 6월 데뷔 후 10년을 쉼 없이 달려온 그들에게 비록 강제된 안식년이기는 하지만 입대를 통해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주면 어떨까요. 데뷔를 위해 기획사에서 수년간 손발을 맞추며 연습했을 시간까지 포함하면 BTS는 10대 중후반에서 20대 후반의 황금 같은 시기를 연예활동으로만 보낸 셈입니다.

입대를 통한 휴식이 제대 후 연예활동 재개에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프로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무하마드 알리는 베트남전에 반대하며 징집을 거부해 타이틀을 박탈당하고 법정에 서면서 3년5개월간 글러브를 벗어야만 했습니다. 그렇지만 30세를 넘긴 나이에 링으로 돌아와 조지 포먼을 꺾고 다시 챔피언이 됐습니다. 3년여의 공백이 그를 복서로서, 인간으로서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고 하겠습니다.

1년6개월의 복무 기간이 팬들 입장에서는 길게 느껴지겠지만 금방 지나갑니다. 대한민국의 병역의무를 자랑스럽게 수행한 후의 자부심과 긍지는 BTS가 앞으로 연예활동을 재개하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삶의 과정에 자양분을 제공할 것입니다. 당장의 인기에 연연해 병역특례를 통해 반짝 살기보다는 입대를 통해 잠시 쉬지만 영원히 빛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BTS의 팬들은 스스로를 아미(ARMY)라고 합니다. ‘아미는 언제나 방탄과 함께한다’는 의미로 붙인 이름이랍니다. 그 아미가 BTS의 입대와 맞물리면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아미가 되는 것입니다. 물론 고무신을 거꾸로 신는 아미도 나오겠지만 18개월 후 복귀 콘서트에서 아미들이 보여줄 환호는 훨씬 강렬할 것입니다.

김찬석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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